신한국당 이회창 총재의 지지율이 민주당 조순 총재와의 연대선언으로
5%이상 뛰어오르면서 범여권이 이후보를 중심으로 반 DJP 세력을 결집해
나가기 시작한 것과 때를 맞춰 당내 민주계 등 비주류 다수도 17일 일단
당에 잔류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아직까지 거취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있는 박찬종 고문과 서청원
이재오 의원 등 일부만이 향후 행보를 놓고 고심중어서 신한국당 탈당인사는
극소수에 그칠 전망이다.

비주류의 신상우 박관용 김명윤 의원 등 민주계를 주축으로 한 당내 비주류
모임인 "반 DJP 총연대" 소속의원 14여명은 이날 낮 전경련회관에서 오찬
모임을 갖고 당에 잔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사실상 당 잔류를 결정한 것은 여권의 결속과 이총재를 통한 정권
재창출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이날 모임에서 대다수 참석자들은 직접적인 표현은 삼갔지만 이회창
총재와 조순 총재의 연대로 대선구도가 변화하고 있고 이총재의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는 만큼 당에 잔류해서 "반DJP 노선"을 관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취지로 얘기로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의 추세대로 간다면 대선구도는 결국 이총재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간의 2파전으로 변모하고 이총재가 역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
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참석자들은 이날 이총재와 당 지도부에게 <>통합신당의 정체성 확립
<>계파를 초월한 균형적인 당 운영 <>김영삼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 등이
필요하다며 조건부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조건"은 모임을 주도한 인사가 김대통령과 이총재의 관계
악화이후 민주계의 탈당을 주도했다가 다시 주저앉는 과정에서 나름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 갖다 붙인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아주 최근에 들어 두 차례나 국민신당 이인제 후보의 돈암동자택 방문을
받은바 있는 박찬종고문이나 신한국당 탈당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예상되던 서청원 의원도 이회창 총재의 지지율 반등에 고민하고 있다.

박고문의 측근들은 결국은 이인제 후보와 연대할 것으로 점치면서도 "속단은
금물"이라고 전한다.

박고문이나 서의원이 이후보와의 연대나 탈당을 결심하게 될 경우 이번
주말이 고비가 될 전망이나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박정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