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오전에만 거래되는 토요일에도 거침없이 팔아치우고 있다.

여기에다 "까만머리 외국인"(역외펀드)들도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외환및 금융시장상황에 대한 해외언론의 무분별한 보도, 선물시장에서
마진콜을 회피하기 위한 방편등이 매도공세의 주된 배경으로 지적되고 있다.

증권업계 일부에서는 올연말에도 지난해 연말과 같이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을
교란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조심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10월말이후 외국인의 토요일 매도공세는 평일 못지 않다.

지난 10월 중순까지 외국인들은 토요일의 경우 보통 수십억원어치를 매도
하는데 불과했다.

토요일에는 외국인들이 대부분 근무를 하지않고 예약주문만 내고 있기 때문.

하지만 지난 10월25일 토요일에 2백2억원, 11월1일에 6백55억원, 11월8일에
6백26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8일의 경우 전날 쌓였던 하한가잔량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와 주가하락을
부추겼다.

<>.순수 외국인뿐만 아니라 국내 증권사들이 설정한 역외펀드들도 시장
분위기에 휩쓸려 팔자에 나서고 있다고.

한편 투신사들의 외수펀드를 통한 순매도규모가 지난 6일까지는 1천5백억원
에 달했지만 8일에는 주춤한 실정.

<>.외국증권사 관계자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외국언론보도 사실여부를
확인해 주는데 더 분주하다고 밝혔다.

원.달러환율의 적정선 외환보유고 외채규모 심지어 우량기업의 부도위기 등
매도주문만큼이나 가지각색이라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자신감을 가지고 정확한 사실을 홍보할 필요가 있음을
절실히 느낀다"며 "외국인들의 투자심리를 안정시키는게 급선무"라고
덧붙였다.

<>.선물시장의 증거금 부족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외국인들이
대량으로 팔았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상승으로 그동안 매도포지션을 취했던 외국인들의 선물계좌가
증거금 부족사태(마진콜)에 처했고 반대매매를 당하거나 증거금을 추가로
납부하기 보다는 KOSPI 200을 떨어뜨리기 위해 현물주식을 대량으로 매물로
내놨다는 설명이다.

특히 7~8일 이틀동안 한국전력 은행주 등 지수관련 대형주에 대한 외국인
매물이 많아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국인의 선물매매형태와 관련해 선물 만기결제일인 12월 둘쨋주 목요일
종합주가지수가 폭락할 것이라는 "12월 대란설"이 점차 퍼지고 있다.

매도포지션을 취하고 있던 외국인들이 선물에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선물 결제일 후장끝무렵 대량의 매물을 쏟아부어 주가를 크게 떨어뜨리려
한다는 예측이다.

지난해 12월에도 이러한 외국인의 공략으로 종합주가지수가 15.30포인트나
폭락해 충격을 안겨주기도 했다.

현재 외국인 매도미결제약정은 1만4천6백12계약이나 외수펀드분(약 7천5백
계약)을 포함하면 2만2천계약을 웃돌아 "핵폭탄급 매물공세"가 우려되고
있다.

< 정태웅.김홍열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