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연령이 높아지고 맞벌이부부가 늘면서 산모들이 고령화됨에 따라
유산 조산 기형아출산 등의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만35세이상 고령 초산모의 빈도는 60년대에서 70년대
전반까지 0.8%에 불과했으나 80년대후반에는 1.2%로 증가했고 최근들어서는
2.2%에 육박하고 있다.

한양대 의대 박문일(산부인과)교수가 6백8명의 고령초산모를 대상으로
산전 합병증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임신성고혈압이 15.3%, 조기양수파막
(양수가 예정보다 빨리 터짐)13.7%, 전치태반(태반이 자궁경관을 막음)2.3%,
태반조기박리(태반이 분만전에 분리됨)가 0.8%로 나타났다.

이는 35세미만의 초산모가 각각 5.3%, 7.0%, 0.8%, 0.2%의 발병률을
나타내는데 비해 약 3배, 2배, 3배, 4배나 많은 셈이다.

또 정상아보다 10~15%가량 체중이 낮은 저체중아나 조산아를 낳을 확률도
월등히 높다.

이렇듯 난산의 위험이 높다보니 제왕절개술로 분만하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의료보험관리공단이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분만중
제왕절개분만이 차지하는 비율은 85년 6.1%, 90년 14.9%, 95년 26.5%로
10년새에 4배이상 늘었다.

박교수는 "35세이상 고령 초산모의 제왕절개분만비율은 53.8%이고 이중
48%가 단지 고령이라는 이유로 제왕절개를 택하고 있다"며 "산모의 불안심리,
낮은 의료보험수가, 의료사고를 피하려는 의사들의 방어적 입장으로
제왕절개술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령 임산부에게 가장 우려되는 것은 임신중독증으로 정상인 젊은 임산부에
비해 발병률이 2배이상 높다.

임신성 고혈압과 함께 부종과 단백뇨가 생기며 이로 인해 간질과 유사한
자간증이 나타날수 있다.

따라서 임산부의 혈압이 135mmHg/85mmHg를 넘으면 통원 또는 입원치료가
필요하다.

신장도 심장과 맞물려 악순환을 이루며 퇴행적으로 변해가게 된다.

임신중독증은 나이가 듦에 따라 태반에 퇴행성병변이 증가하고 산모의
심장및 신장기능이 떨어지므로 발병빈도가 높아진다.

임신성 당뇨병도 우려된다.

진성 당뇨병은 드물고 대개는 임신중 태반에 분비되는 여러가지 호르몬에
의해 산모의 인슐린 분비량이 줄어들어 나타난다.

이들 호르몬은 항인슐린 작용을 나타내고 산모와 태아의 대사가 한몸에서
이뤄지다보니 임신성 당뇨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임신성 당뇨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차후 진성당뇨병으로
영구화될수 있고 태아도 성장해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임신중에는 정기적으로 혈압과 혈당을 측정하고 항체검사를
받는게 좋다.

고령 임산부는 임신중기이후에는 초음파검사를 받고, 양수검사나
융모막검사를 통해 염색체이상을 확인하는게 바람직하다.

박교수는 "혈액검사만으로 모든 유전병을 예방할수 있다는 주장은
신빙성이 없다"며 "오히려 태아심음검사를 통해 태아의 기능을 점검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심음검사는 태아의 심장박동을 체크해 태아의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검사.

그는 "고령임신이라해도 지속적이고 다각적인 산전관리만 이뤄진다면
정상임신에 준하는 분만을 유도할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정종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