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참으로 기쁜 날입니다"

국민신당의 이인제 전 경기지사는 신당 공식 출범을 하루 앞둔 3일 희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당의 "얼굴"이 없어 고심하던 차에 이만섭 전 국회의장이 이날
신당에 입당, 총재에 내정됐기 때문이다.

특히 박범진 의원 등 현역의원 4명의 동반 입당으로 신당이 민주계 일색
이라는 비판을 비켜갈수 있게 됐다.

이전지사는 이전의장과 현역의원 7명으로 중앙당을 창당하게된데 대해 당초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앞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낙관하는 모습
이다.

무엇보다 당지도부의 틀이 잡혀가고 있는데 대해 만족해하는 표정이 역력
하다.

대권과 당권분리 원칙에 따라 후보는 중부권 출신인 자신이, 당은 영남권의
이전의장이 맡게돼 최대표밭인 영남권과 중부권을 기반으로하는 신당의
면모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이전지사는 복수 최고위원으로는 장을병 창당준비위원장과 전 해병대사령관
임종린씨, 김윤덕 전 정무2장관 등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관련, 이전지사의 한 측근은 "이전지사는 신한국당내 영남권의 상징적
인물인 박찬종 이수성 고문을 영입하는데 공을 들이고 있다"며 "이들은 후보
등록과 본격적인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이달말께 신당에 입당해 신당 붐을
조성하는데 한몫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전지사가 선거대책위원회를 6, 7일께 출범시켜 당을 공식 선거체제로
전환하되 선대위원장감의 영입이 여의치 않을 경우 공석으로 두면서 권역별
선대위원장 체제로 선거준비에 임할 뜻을 밝히고 있는 것은 이같은 맥락
에서다.

신당 관계자들은 현재 신한국당과 민주당 자민련 등의 내부기류를 감안할때
신당의 세불리기는 그야말로 시간문제이며 특히 신한국당이 제3당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자신하고 있다.

이달 중순이면 "반DJP"연대의 중심으로 이전지사가 급부상하면서 의원들의
집단 신당행이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 반DJP 주자로 누가 나서야 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44.2%가 이전지사를 택한 반면 이회창 총재는 19.6%에 그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게 신당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이전지사도 이같은 조사결과에 크게 고무돼 있는게 사실이다.

대선이후 신당의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며 신당행을 주저해온 인사들이
많았으나 최근 일련의 여론 흐름으로 볼때 대선이후에도 신당이 새로운
정치세력의 중심축 역할을 할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 신당 문을
두드리는 발길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김삼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