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후보단일화협상이 지난 27일 밤 김대중 총재의
김종필 총재 청구동 집 방문을 통해 사실상 완결됨에 따라 향후 일정과
파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양당은 앞으로 31일 협상소위원회, "야권대통령후보 단일화추진위"(대단추)
"대통령후보 단일화협상수임위원회"(대단협) 전체회의를 열어 공동합의문을
추인하고 다음달 3일 양당 국회의원 당무위원 합동연석회의에서 전원이
합의문에 서명한뒤 양당총재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공식 발표한다.

이어 양당은 다음달 10일께 김종필 총재를 위원장으로 하는 공동선거대책
위원회를 발족시켜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양당은 이와함께 무소속 박태준 의원을 비롯 국민통합추진회의 구여권및
영남인사들을 DJP연합대열에 합류시키는 등 "정권교체 희구세력" 결집에
힘을 집중시킨다는 전략이다.

이의 일환으로 국민회의는 이날 지난 92년 대선때 김영삼 당시 대통령후보
진영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엄삼탁 전 병무청장의 입당을 공식 발표했다.

엄전청장은 "나와 뜻을 같이하는 4백~5백명이 조만간 자유의사로 입당할 것"
이라며 대구.경북인사의 무더기 입당을 예고했다.

국민회의는 또 자민련에 이어 통추와의 협상에 총력을 쏟고 있다.

한광옥 부총재는 "김대중 총재는 국민회의와 자민련뿐만 아니라 범야권의
단일후보라는 차원에서 통추 등을 끌어안겠다"며 "통추와는 얘기가 상당히
진전돼 있다"고 말했다.

양 김총재와 박태준 의원간 소위 "DJT" 3자회동도 추진되고 있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다음달 3일 단일화합의를 공식 발표한뒤 3자회동을
갖고 정권교체를 위한 협력을 다짐한다는 방침이다.

박의원도 이날 김종필 총재와의 오찬회동에서 DJP합류의사를 확인했다.

이같은 양당의 야권및 대구.경북세력 끌어안기에따라 수평적 정권교체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질 전망이다.

후보단일화는 "부동의 1위"인 김대중 총재에게 제2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제공했다는 지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김대중 총재의 지지도는 단일화로 3~4%정도 증가하는
것에 그치지만 영남세력및 산업화세력과의 제휴를 통해 호남대 비호남,
보수대혁신의 대결을 피할수 있게 됨으로써 색깔론 등 복병에 효과적으로
대처할수 있게 돼 그 잠재력은 엄청나다는 것이다.

양당 관계자들은 김대중 총재가 이번 선거에서 45%안팎의 득표율로 당선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양당은 또 DJP연합으로 반DJP연합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일부 관측에 대해
위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국당의 내분이 재결합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심각해 10%안팎의 지지율
격차를 보이고 있는 이인제 전 경기지사를 중심으로 반DJP연합을 결성하기도
어렵고 결성한다고 해도 이미 늦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DJP연합은 3김정치의 연장이라는 성격을 띠고 있어 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전지사가 경선불복이라는 결함을 안고서도 부동의 지지도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바로 3김청산및 세대교체에 대한 유권자의 여망이 얼마나 큰지를
입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DJP연합에 자극받은 반DJP진영의 연대분위기는 한층 고조될 전망이어서
야권으로서는 최악의 경우 DJP 대 반DJP의 양자대결구도까지 각오해야 할
형편이다.

특히 국민회의와 자민련내 일부인사가 DJP연합에 불만을 품고 반DJP진영으로
이탈하는 등 잡음이 일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단일후보가 승리하더라도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의석이 1백33석에 불과,
개헌정족수(재적의원 3분의 2)에 못미치다는 점에서 내각제 개헌이 공론화될
때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권력분점에 따른 정권내 불협화음으로 DJP연합정권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면 내각제개헌 자체가 어렵거나 개헌이 되더라도 공동정권 재창출로는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

아무튼 이번 DJP연합의 실현으로 남은 대선변수는 반DJP진영의 연대실현
여부와 파괴력, DJP의 지지세 확산정도로 압축됐다.

<허귀식.김태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