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장기화되면서 기업들이 전 임직원들을 판매나 마케팅 등에
총동원하는 토탈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애사심을 북돋우고 영업마인드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전직원의
영업맨화를 추진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다.

영업에 나서는 임직원들의 호응도 괜찮은 편이다.

예전처럼 귀찮게 여기는 직원들은 많지 않다.

대기업들의 잇딴 부도로 그만큼 기업 임직원들이 느끼는 위기감이 크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은 영업성과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영업에 적극
참여하는 임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있다.

LG산전 현대엘리베이터 등 승강기업체들은 사원들이 엘리베이터나 주차설비
설치가 필요한 곳을 소개하면 경품을 주는 방식으로 사원들의 자발적인
영업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영업사원만으로 경쟁해서도 시장점유율을 확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LG산전은 최근 노동조합이 중심이 돼 수요발굴캠페인을 벌였으며
대리급 이하 사원들로 구성된 주니어보드 요원들이 자매사 공장을
돌며 전동공구를 직접 판매하는 판촉활동도 벌였다.

한라중공업은 최근 중장비사업을 강화하며 마케팅과 영업 부문의
인원보강이 필요해지자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대신 사내직원들을 대상으로
전보신청을 받고 있다.

이 회사는 10월말까지 이같은 "사내공모제"를 실시해 필요인력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영업도 강화하고 조직효율도 높일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회사관계자는 설명했다.

현대자동차는 고참대리를 포함,과장급 이상 관리직원들을 6개월 동안
영업사원으로 활동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까지 두차례에 걸쳐 4백50여명이 영업활동을 했는데 관리직과
일선판매현장의 공감대를 높이면서 판매에서도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코오롱 그룹도 임직원 세일즈맨화에 나섰다.

전임직원이 나서 연말까지 정수기 샤무드 캐릭터 등 코오롱에서
생산하는 제품으로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코오롱은 임직원들의 영업을 촉진하기 위해 시중가격보다 유리한
가격으로 판매토록 하고 있으며 판매액중 일부를 인센티브제공차원에서
지급하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거래회사나 단체 등이 사원선물이나 고객판촉품 등으로
코오롱제품을 사도록 하는 단체판촉활동도 함께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이영훈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