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은 21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고 오는 12월
제 15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집권여당사상 처음으로
완전 자유경선을 실시했다.

이날 전당대회는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과 경선후보 6명, 지역대의원
1만2천68명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전 9시10분 식전행사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오후 6시10분께부터 시작된 결선투표는 후보가 2명밖에 안된 탓인지
1차투표와는 달리 별 잡음없이 투개표가 각각 1시간만에 완료되는 등
일사천리로 진행.

특히 개표과정에서 이고문이 이지사를 7대 3 정도로 앞서 간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대의원들이 상당수 대회장을 빠져 나가는 등 파장 분위기.

최종 개표집계를 마친후 8시35분께 민관식 선관위원장은 "이고문
6천9백22표, 이지사 4천6백22표"라는 개표결과를 발표하자 대회장에서는
일순 환호의 물결.

이어 서정화 전당대회의장이 이회창고문이 대통령후보로 선출됐음을 공식
선포하자 김대통령은 이고문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인사를 건넸고
대의원들은 기립박수로 환호.

이순간 장내에서는 축하음악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꽃가루가 날리고 폭죽이
발사되며 대형배너가 하강하는 등 대회장은 온통 열기의 도가니.

이고문은 이에 결선투표에서 떨어진 이인제지사를 비롯 경선에 임했던
후보들의 손을 맞잡고 환호에 화답.



<>.당선관위는 1차투표가 진행되는 동안 1차투표 결과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결선투표에 앞서 1,2위 후보에게 각 10분씩 정견발표 기회를
주기로 결정.

이에대해 1위를 예상한 이회창고문측은 상대적으로 "말잘하는" 2위후보에게
역전기회를 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로 난색을 표명, 정견발표는 한때
무산될 위기에 봉착.

그러나 1차개표 결과후 1위로 확정된 이고문측은 결선투표전 정견발표를
거부할 경우 대의원들의 반발을 예상, 이를 수용키로 급선회.

정견발표에 앞서 이고문과 이지사가 각각 지지자들에 에워싸인채 대회장을
돌자 장내는 온통 "이회창" "이인제" 연호로 뒤덮이면서 대회장 분위기는
최고조.

민관식 선관위원장은 분위기가 과열될 기미를 보이자 두 후보의 이름을
차례로 호명하면서 "단상으로 올라와 정견발표 준비를 하라"고 3차례나
독촉방송.

순번 추첨에 따라 먼저 연단에 오른 이지사는 4인연대뿐 아니라 박찬종
고문 최병렬의원도 지지를 약속했다고 주장한 뒤 자신의 지론인 "젊은
대통령론"과 "본선필승론" "대의원혁명론" 등을 높은 톤으로 거듭 역설.

이지사는 "각 여론조사 결과 야당측의 김대중후보와 김종필후보가 단일화
해도 내가 11%를 이긴다는 결과가 나와 있다"며 "이인제만이 3김정치를
끝낼수 있다"고 기염.

이어 등단한 이고문은 이지사의 연설솜씨를 의식한듯 "나는 웅변으로
말자랑하러 이자리에 서지 않았다"고 운을 뗀뒤 이한동 이수성 박찬종고문
김덕룡 최병렬의원 등과의 개인적 인연을 차례로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

이고문은 특히 "네사람이 합쳐 14%의 지지를 받은 것이 여러분과 가까이
있는 것이냐, 41%를 받은 내가 가까이 있느냐"며 대세론 굳히기를 시도.

<>.1차투표 결과가 발표된 후부터 결선투표가 시작된 오후 6시10분께까지
이회창고문과 이인제지사측은 숨가쁜 굳히기와 뒤집기 대결을 전개.

1차투표에서 41%를 차지한 이고문측은 산술적으로 "4인연대"의 표를 모두
합치면 역전도 가능하다고 보고 4인연대의 위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으며 이지사측은 4인연대의 결속을 통한 대역전극을 노리며
동분서주.

이고문측은 이고문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4인연대를 깨기 위한
후보간 접촉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보고 위원장과 대의원을 대상으로 각개
격파에 나서기로 결정.

이고문측은 1차투표 과반수 획득이 불가능할 경우에 대비해 미리
지지위원장별로 친소 관계에 따라 반대 진영 위원장을 맨투맨으로 접촉
하기로 하고 시.도별 책임자까지 내정해 뒀다는 후문.

이에따라 시.도별 담당자들은 전당대회장으로 흩어져 다른 후보 위원장들
에게 "대세는 기울었다"면서 4인 연대에서 이탈하거나 최소한 결선투표에서
중립 입장을 취해줄 것을 촉구.

이고문은 오후 3시께부터 30분동안 전당대회장을 2바퀴 돌면서 지지를
호소했고 지지 대의원들은 "이회창"을 연호하면서 호응.

<>.이인제지사측은 1차투표결과 이회창고문과 상당한 표차이가 있지만
4인연대의 위력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해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고 자신감을
피력.

이지사는 1차투표뒤 귀빈실로 직행, 이한동 이수성고문 김덕룡 최병렬의원과
만나 연대효과를 증폭시키기 위한 방안을 숙의.

이지사는 "4인연대의 근본취지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재검표 결과가 나와
2위가 굳어지면 4인연대의 멤버들이 두손을 높이 쳐들고 다함께 대회장을
돌며 연대를 과시하겠다"고 기염.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