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자녀의 시력이상을 조기에 발견하지 못하면 아이는 평생동안
나쁜 시력으로 고통을 겪어야 한다.

약시는 눈의 구조적 이상이 없으나 안경으로 교정해도 교정시력이 정상인
0.9에 못미치는 상태를 말한다.

주된 원인은 두눈의 시선이 동일선상에 정렬하지 못하는 사시, 양안의
시력차가 0.2이상 벌어진 부동시, 근시 원시 난시등 심한 굴절이상,
눈꺼풀이 아래로 처지는 안검하수 등이다.

6세이전에 발견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지만
10세까지도 대부분 효과적으로 치료된다.

사시 부동시 굴절이상 안검하수등에 의한 약시는 치료율이 95%에
육박하고 있는데 나이가 어릴수록 성공률이 높다.

만5~6세가 되면 정상시력인 1.0에 도달하게 되므로 이전에 시력장애가
없는지 부모는 관심을 갖고 아이를 관찰해야 하며 3세가 되면 안과를
찾아보는게 좋다.

약시 발병률은 국내의 경우 3.4%로 외국의 2~4%와 비슷하나 TV
비디오게임 보급의 확산, 조기학습의 열기로 점차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아이들은 표현력이 부족해 부모가 시력이 나쁜 것을 감지하기가 매우
힘들다.

따라서 <>엄마 눈을 잘 맞추지 못하거나 <>눈에 눈물이 자주 고이거나
눈꼽이 끼며 <>그림책을 너무 가까이서 보고 <>눈정렬이 바르지 못하거나
<>물체를 주시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거나 얼굴을 찡그리는 경우 <>잘
넘어지고 밤눈이 유난히 어둡고 <>눈꺼풀이 처질때에는 약시가 있는지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약시는 눈가림치료가 가장 효과적이고 흔히 쓰인다.

성균관대 강북삼성병원 장혜란(안과)교수는 "굴절이상에 의한 시력장애가
있으면 안경으로 교정한후 눈가림치료로 약시치료에 들어간다"며 "정상안은
안대로 가려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약시안만 사용케해 시력을 증진시킨다"고
설명한다.

대개 나이에 비례해 1~4주동안 약시안을 가리는데 전문의가 눈가림치료후
1~2주마다 정기적인 추적관찰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상눈이 약시안으로 악화되는 부작용이 빚어질수 있다.

한쪽 눈이 좋다고 가리개를 쓰지 않으려는 아이에게는 아트로핀점안
치료가 실시된다.

의사나 부모가 아이의 정상안에 아트로핀을 떨어뜨리면 정상안의
근거리시력이 떨어져 근거리에는 약시안을, 원거리에는 정상안을 쓰게돼
시력이 비슷하게 향상된다.

장교수는 "아이들이 TV 비디오게임 독서에 몰입하면 수정체두께를
조절하는 근육을 너무 자주 수축 이완하게돼 실제로는 근시가 아닌데
먼곳을 볼수 없는 가성근시가 나타날수 있다"며 "이를 중지하고 안과에서
정밀시력검사를 받고 안구조절마비제인 사이클로질 등을 점안해 안구조절
경련을 멎게 하면 시력을 되찾을수 있다"고 밝혔다.

즉 아이는 원근에 대한 안구조절력이 강하기 때문에 가성근시단계에서
쉽게 정상시력을 되찾을수 있는데 정밀검사를 거치지 않고 무작정 마이너스
디옵터의 근시교정안경을 쓰면 근시가 고착화돼버린다는 설명.

한편 안검하수에 의한 약시는 눈꺼풀을 들어올리는 상안검거근을 일부
절제해 그 길이를 짧게 만든후 근육의 수축력을 강화시키거나, 눈꺼풀을
근막이나 나일론실로 눈썹 바로 위의 전두근에 연결시켜 수술하는 방법으로
교정한다.

시력이 일단 교정됐다면 먼거리를 볼때는 안경을 쓰고 가까운 곳을
볼때는 쓰는 습관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바와 달리 나쁘지 않다.

안경을 쓰면 눈이 계속 나빠진다고 해서 안경을 맞춰주지 않는 부모도
있는데 안경을 쓰건 안쓰건 눈이 어느 정도 나빠지는 것은 피할수 없다.

또 시력의 개선 또는 악화여부에 따라 6개월간격으로 시력을 측정해
안경의 도수를 재교정하는것도 근시나 원시의 진행을 늦추는 방법이 될수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