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원들은 9일 국회 환경노동위와 통상산업위에서 포항제철의
삼미특수강 "편법"인수 각종 권력형비리개입설 등 의혹을 제기해 관심을
끌었다.

국민회의 박상규 의원은 포철이 영남지역 판매부문을 동보스테인레스에
넘기는 과정이 의혹투성이라면서 포철이 김영삼 정부의 "해결사"역할을
자임한 것 아니냐고 따졌다.

박의원은 이성호 전대호건설 사장의 대리인으로 알려진 김종욱 전대호건설
종합조정실장이 지난 94년 12월부터 95년 9월까지 7억1천만원가량을 투자,
동보스테인레스의 최대주주(71%)가 됐으나 95년 11월 국회에서 특혜설이
제기되자 지분을 분산시켰고 한보청문회가 시작된 뒤에는 포스틸이 33%를
회수토록 하는 등 주식이동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지적했다.

국민회의 박광태 의원은 포철계열의 포스코개발이 지난 95년 8월 신한국당
이명박 의원의 15대총선자금 확보를 지원하기 위해 1년여동안 팔리지 않던
이의원 인척 명의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 1천9백87평을 2백63억원에 특혜
매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의원은 포철측이 이 땅을 홍보관과 스틸하우스를 짓기 위해 매입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광양 스틸하우스의 경우 상가 등이 없는 외진 곳에 있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의원은 또 포철이 지난 94년 당시 민자당 영일만위원장으로 있던 이상득
의원의 추천으로 진성산업(현 진성산기 대표 김수근 새마을중앙협의회
영일군 지부장)을 협력업체로 신규지정하는 등 포철과 이명박 이상득 형제간
유착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포스코개발의 하와이 부동산매입건도 도마위에 올랐다.

박광태 의원 등은 포스코개발이 지난 95년 하와이 카피오라니 지역의
1천6백52평을 시세보다 비싼 1천2백50만달러상당에 사들였으나 지금까지
"주거시설 설계중"이라고만 밝히고 있다고 밝혔다.

환경노동위소속 국민회의 방용석 의원은 포철이 삼미특수강을 인수하면서
고용승계를 거부한 것은 위장인수합병에 의한 정리해고라면서 포철의 "편법"
행위를 집중 공격했다.

박광태 의원도 구조조정을 이유로 거양해운 포스코켐 등 경영상태가
양호한 계열사를 잇달아 민간기업에 매각한 포철이 "한보축소판"인
삼미특수강을 인수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태라며 해명을 촉구했다.

포철은 더이상 "국민기업"이 아니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컸다.

의원들에 따르면 포철의 소액주주는 인색한 배당정책때문에 지난 89년말
5백43만명에서 지난해말 78만으로 격감했고 이들의 지분율도 21%에서 9.3%로
크게 줄었다.

박상규 의원 등은 이와관련, "포철이 저소득근로자와 농어민의 재산증식
등 국민주 취지를 십분 감안해 자기 목소리를 냈다면 발생할 수 없는 현상"
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포철측은 사외이사제와 외부감사제를 도입, 경영의 투명성과 감시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며 "의혹은 억측에 지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 허귀식.손상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7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