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알래스카=노웅 기자 ]

크루즈(유람선여행)는 모든 여행자의 마지막 꿈이다.

크루즈는 궁전같은 배에 몸을 싣고 망망대해를 헤치며 미지의 땅을 찾아
가는 개척자의 가슴설렘이요, 발길 닿는대로 새로운 풍물을 만나는 여행의
참맛 그 자체이다.

최근 건조된 셀리브리티사의 8만t급 신형호화유람선 갤럭시호는 지난
9일부터 알래스카코스운항에 들어갔다.

빙하와 만년설의 땅인 알래스카 크루즈여행을 선상관광과 기항지관광
(주노등)으로 나누어 2회에 걸쳐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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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름다운 것이 그렇지만 유람선도 타고 있을 때보다 외항에 정박해
있는 모습을 멀리서 바라볼 때 더욱 낭만적인 느낌을 준다.

갤럭시호는 금요일 오후 5시30분 서부 캐나다의 최대휴양지인 밴쿠버
아일랜드의 빅토리아항에서 뱃고동을 울리면서 1주일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세계적인 미항에서 떠나는 공주같이 예쁜 미선의 항해는 "환상의 크루즈"를
예고한다.

빅토리아항에서 처음 기착지인 시트카까지의 거리는 약 7백50해리(1천3백
90km) 21.5노트의 시속으로 하루하고도 6시간이 걸리는 길고 긴 뱃길
여행이다.

그러나 유람선을 처음 타 본 여행객에겐 모든 것이 아름답고 신기해서
잠자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다.

5월의 빅토리아항은 화창하고 따뜻한 봄날씨지만 북미 서부해안을 따라
북상하면 할수록 바닷바람은 조금씩 차가워진다.

특히 해안선부근에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의 산 정상에는 신록과 비교되는
만년설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어 알래스카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바다구경을 실컷하다 지칠 때쯤 12층 규모인 선내의 시설들을 구석구석
둘러보고 각종 선내행사를 기웃거리다 보면 배는 알래스카 땅인 시트카에
닿아 있다.

비가 자주 내리고 안개가 많이 끼어 "미스티 아일랜드"라고 불리는 조그만
이 마을엔 회색빛 낭만이 촉촉히 젖어 있다.

오후 7시 시트카를 출발, 밤새워 달려 다음날 아침 7시30분에 주노에
도착한다.

주노는 알래스카의 주도답게 볼 것도 많고 할 것도 많다.

고래관광 연어낚시 경비행기 및 헬리콥터빙하관광 래프팅 등을 선택관광
으로 즐길 수 있다.

여기까지는 알래스카 크루즈의 맛보기.

알래스카 크루즈의 하이라이트는 주노에서 하룻밤을 달려 만나는 글래시아
만의 양쪽에 끝없이 펼쳐진 빙하를 보는 것이다.

해안길이가 1백여km에 달하는 이 만에는 홉킨스 등 12개의 파도에 깎인
빙하가 있고 혹고래 등 세종류의 고래와 대머리독수리 물개 수달들이 살고
있다.

녹은 얼음조각들이 듬성듬성 배옆을 지나가는 글래시아 협곡을 드나들며
보는 빙하는 그야말로 장관으로 탄성과 함께 자연의 신비함에 경외심을 갖게
한다.

특히 흘러내리는 빙하가 압권이다.

글래시아만은 길이 1백60km 넓이 32km 두께가 1.2km 나 되는 수천년 묵은
대빙하의 톱니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망원경을 이용하면 빙하위에 뛰어올라 재롱을 피우는 물개와 수달 등을
관찰할 수 있다.

한편의 야생동물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흥미롭다.

갤럭시호는 오는 9월19일까지 알래스카 크루즈를 실시하며 그 이후에는
멕시코~미국 마이애미노선에 투입된다.

문의 크루즈홀리데이인터내셔널 732-4564

(한국경제신문 1997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