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그룹웨어와 인트라넷 시장 주도권을 놓고 학연을 고리로 한 합종연횡
이 이뤄지고 있어 주목.

최근 업계에는 회사 대표의 학맥을 중심으로 각사의 기술력을 결합, 공동
으로 시장공략에 나서는 경우가 크게 늘고 있는 것.

먼저 그룹웨어 시장에서는 "서울대"와 "KAIST", 우리나라 양대 기술 엘리트
진영이 맞선 상황.

KAIST(한국과학기술원) 출신인 안영경 사장이 이끄는 핸디소프트의 독주에
서울대 출신인 한글과컴퓨터의 이찬진 사장과 나눔기술의 장영승 사장이
연합전선을 구축, 강한 제동을 걸고 나온 것.

한컴의 이사장과 나눔의 장사장은 서울대공대 선후배 사이.

두 회사는 작년 "한컴 그룹웨어96"을 공동 개발한데 이어 이달초 세계시장
을 겨냥한 차세대 그룹웨어 개발을 위해 제휴 관계를 맺기도 했다.

특히 양사는 각각 상대회사의 지분 1만6천주를 상호 교환키로 하는등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은 지난 95년 각각 짐을 싸들고 지금의 영등포 빌딩으로 모여
"한집살이"를 하고 있다.

또 인트라넷 시장은 "KAIST파"와 "연세대파"의 격전장.

아이소프트의 허진호 사장과 웹인터내셔널(웨비)의 윤석민 사장으로 대표
되는 KAIST 진영과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이재웅 사장과 버츄얼아이오시스템의
서지현 사장으로 구성된 연세대 진영이 대치하는 형국.

버츄얼의 서사장과 다음의 이사장은 연세대 전산학과 동문사이로 "오누이
기업"으로서의 끈끈한 친화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인트라넷 통합 시스템인 "인트라 웍스"를 공동개발, 인트라넷
시장에서 공동전선을 구축하기도.

KAIST파인 아이소프트 허사장과 웨비의 윤사장은 이렇다할 개발분야 협력
관계는 맺고 있지 않다.

그러나 이들은 핸디의 안사장과 수시로 만나 국내 인트라넷 기간망 구축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는등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AIST진영과 연세대진영의 지명타자격인 다음과 웨비는 지난해부터
아이소프트가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국내 인트라넷 컨소시엄에 서로간 불편한
관계를 이유로 참여를 거부하는 등 두 진영의 자존심 대결이 장외로까지
번지는 분위기.

이와관련, 다음의 이사장과 웨비의 윤사장은 연세대 전산학과 동기동창
이면서 업계 라이벌로 신경전을 펼치고 있어 관심.

윤사장은 연세대를 거쳐 KAIST에 입학했다.

각 학맥를 대표하는 이들은 모두 30대의 패기만만한 국내 정보통신 업계의
기린아.

이들간 "선의의 경쟁"은 국내 소프트웨어 기술을 한단계 높일 것이란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 3개 학맥이 그려낼 21세기 국내 소프트웨어업계 판도가 벌써부터
관심을 끄는 이유도 이같은 맥락 때문이다.

< 유병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4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