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 정태수 총회장은 한보철강에 대한 금융기관 대출금과 사채 등으로
2천1백36억원을 비자금으로 조성,계열사 인수및 개인부동산 구입과 함께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한국당 홍인길의원은 청와대 총무수석 재직당시인 지난 95년 1월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 청탁 조건으로 2억원을 받은 사실이 새로 드러나는
등 정씨로 부터 모두10억원을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한보 특혜 대출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중수부(최병국 검사장)는 19일
오후 이같은 수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고 정씨를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한 것을 비롯, 신한국당 홍인길.황병태.정재철
의원, 국민회의 권노갑의원등 여야 의원 4명, 김우석 전내무부장관, 신광식
제일.우찬목 조흥은행장등 은행장 2명, 김종국 전재정본부장 등 관련자
9명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의 뇌물수수, 특경가법상 알선수재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한보 정보근회장과 부정수표 단속법 위반등 혐의로 고발된
(주)한보철강대표 홍태선씨등 한보 관계자 4명에 대해선 "정총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이유로 모두 기소유예했다.

검찰 조사결과 정씨는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금 4조8백81억원과 회사채및
사채발행등 모두 5조5백59억원을 조성, 이중 시설자금으로 3조5천9백12억원,
운영자금으로 1조2천5백11억원을 사용했으며 나머지 2천1백36억원을 횡령,
비자금으로 유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정씨는 이 자금중 1천8백87억5천만원을 <>위장계열사 인수및 신설
4백37억원 <>해외 진출경비 55억원 <>계열사 임직원 영업활동 지원비
2백74억원 <>정씨일가 전환사채 인수 8백20억원 <>개인 세금납부 1백51억원
<>전처 이혼위자료 40억원 <>부동산 구입 78억원 <>정계및 은행장 로비자금
제공 32억 5천만원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으나 나머지 약 2백50억원은
사용처가 규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사실로 미뤄 문제의 2백50억원중 상당액수가 정.관계 인사등에 대한
정치 자금및 "떡값"명목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검찰은 한보 특혜대출및 정책 지원과 관련, 배후 의혹을 받아온 박재윤
전통상산업부장관, 한이헌 전청와대경제수석, 이석채 청와대경제수석,
윤진식 경제수석실조세금융비서관과 재경원, 통산부, 해양수산부, 은행감독원
실무자등을 상대로 대출과정에서의 개입 여부를 조사했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 이심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