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곡물가격 하락에 따른 국내 배합사료의 가격인하 폭과 시기를 놓고
사료업계와 낙농가들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낙농가들은 "연초 4~5% 인하"를 요구하는 반면 사료업체들은 "3월이후 4%
이내"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내 최대 사료구매자인 농협과 우성사료 제일제당 퓨리나 삼양사 등 대형
사료회사들은 최근 농협중앙회에서 사료가격 결정을 위한 회의를 가졌으나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농협및 낙농업체들은 "연초 4~5% 인하"를 요구했다.

지난 7월 t당 2백38달러로 치솟았던 옥수수가격이 이달들어 1백45달러로
39% 떨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올해 사료업체들은 이미 4월, 8월에 4.5%, 6.5%씩 두차례 인상한
만큼 이 정도의 인하요구는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사료업체들은 환율 급등, 경영여건 악화 등을 이유로 "3월이후
4%이내"를 고집했다.

최근 환율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내년들어서도 이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사료가격 인하요인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

옥수수가 국내에 반입돼 사료로 제조되기에는 3개월이상이 걸리므로 최근
떨어진 가격은 내년 4월에 가서야 원가에 반영될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와중에 낙농가들이 주주인 서울사료가 최근 사료가격을 2.8% 전격인하,
가격논쟁에 기름을 붓고 있다.

대형업체들의 본격적인 가격인하가 언제쯤 어느 정도로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 김광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