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종합주가지수와 연동되는 파생금융상품이 해외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처음 판매가 취소됐다.

이는 17일 종합주가지수가 10.57포인트 하락한 663.35로 93년 3월29일이후
45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증시 침체가 계속되는데 따른 것이다.

17일 증권거래소와 업계에 따르면 영국의 나트웨스트파이낸셜프러럭트사와
뱅커스트러스트사는 이달초 한국종합주가지수와 연동된 파생금융상품을 개발
했으나 유럽과 미국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판매를 취소 또는
중단했다.

나트웨스트파이낸셜프러럭트사는 지난달말 증권거래소로부터 종합주가지수
사용승인을 받아 수익율이 종합주가지수에 의해 결정되는 미국형 콜워런트를
개발했으나 판매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종합주가지수 사용승인이 취소됐다
고 증권거래소가 밝혔다.

외국 금융기관이 한국의 종합주가지수에 연동되는 파생금융상품을 개발했다
가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판매가 취소되기는 처음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초 우리나라 종합주가지수와 연동되는 수익증권을 개발하기
위해 종합주가지수 사용권을 승인받았던 영국의 뱅커스트러스트사는 수익증권
이 전혀 판매되지 않아 최근 판매를 중단했다.

뱅커스트러스트 관계자는 "3천만~4천만달러 정도의 지수연동형 수익증권이
판매 첫날 한주도 팔리지 않아 판매를 중단했다"면서 "시장이 회복되면 다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트웨스트파이낸셜프러덕트사가 개발한 파생금융상품은 발행 1년이후에
발행당시의 종합주가지수를 매입할수 있는 권한이 주어지는 "미국형 콜워런
트"로 1년이후 프리미엄(매입대상금액의 약 13%)이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오를 전망이면 매입하게 된다.

뱅커스트러스트사의 파생상품은 종합주가지수와 연동되는 주가지수 수익
증권(Certificate)으로 종합주가지수 변동율만큼 이익이나 손실을 보게 된다.

즉 1년이후에 종합주가지수가 10% 오르면 10%의 수익을 얻을수 있으나 10%
하락하면 10%의 손실을 보는 상품이다.

주가하락시 나트웨스트파이낸셜사의 콜워런트는 옵션매입가액만 포기하면
되나 이 상품은 주가하락분을 모두 떠안게 돼 이들 상품의 판매실패는 해외
시장에서 한국증시를 불투명하게 본다는 투자자들이 없다는 반증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증권거래소 관계자는 "외국 금융기관이 종합주가지수를 사용하기 위해
지금까지 모두 19건을 승인받아갔으나 상품이 판매되지 않아 취소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증권거래소는 지난 92년 시장 개방이후 외국 금융기관이 함부로 종합주가
지수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종합주가지수(KOSPI, KOSPI 200)를 세계 주요국에
특허 등록, 소정의 수수료를 내고 승인을 받아 사용토록 하고 있다.

한편 이날 증시에서는 정부의 증시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들의 매도설
로 주가가 다시 10.57포인트 하락 663.35로 연중최저치를 경신했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최근 우리나라 원화하락까지 겹쳐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와
태국의 투자비중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외국자금이 한꺼번에 철수할
것을 우려했다.

< 박주병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