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과 도 무오이 베트남당서기장과의 정상회담은 양국이 21세기
태평양시대의 경제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고 경제협력증진에 합의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회담이 끝난후 반기문 청와대외교안보수석은 "시종일관 진지하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양국간 경제협력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이뤄졌다"고
전하고 "한반도문제에 대해서도 4자회담의 조속한 실현을 지지하는 등
베트남이 기대이상으로 한국입장을 지지해 줬다"고 밝혔다.

양국정상은 우선 지난 4월 도 무오이 당서기장의 방한과 이번 김대통령의
베트남방문으로 교역및 투자등 실질협력이 증진되고 있는데 만족을 표하고
앞으로 정치, 경제, 군사, 문화등 여러 방면에서 양국관계를 균형있게 확대.
발전시켜 나간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지난 90년 1억달러규모의 양국간 교역이 92년 수교이후
계속 확대되어 95년에는 15억달러를 돌파, 우리나라가 베트남의 3대교역국
으로 부상했다는 점을 지적하고 상호보완적인 양국의 경제구조와 양국의
성장잠재력에 비추어 한.베트남 양국간 교역이 장기적으로 균형있게 확대.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통령은 또 약 4백개의 한국기업이 베트남에 투자진출, 한국이 베트남의
3대투자국이 되었음을 강조하고 베트남이 풍부한 천연자원과 우수한
노동력등 좋은 투자조건을 구비하고 있어 정부도 우리 기업의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대통령은 이와함께 현재 한국기업들과 베트남측간에 협의가 진행중인
자동차, 시멘트, 발전소, 제철소, 정유공장건설등의 사업에 베트남정부가
신경을 써줄 것과 우리 기업들이 베트남투자에서 겪는 공장부지, 공공요금,
세제등의 애로사항이 개선될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베트남이 역동적인 경제성장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사
회간접자본시설 확충사업에 풍부한 해외건설경험이 있는 한국의 건설업체들
이 참여할수 있도록 요청하는 한편 한국전용공단설치에 대해서도 베트남측의
협조를 당부했다.

도 무오이서기장은 이에대해 현대그룹의 발전소건설 입찰을 비롯한 한국
건설업체들의 정부 프로젝트 입찰에 환영의 뜻을 표했으며 한국전용공단
건설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대통령은 또 양국간 교역및 투자가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으나 베트남의
수도이며 북부지역의 경제중심지인 하노이에 한국계은행이 없어 우리
기업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지적하고 현재 추진중인 외환은행과 한미은행
의 하노이지점 인가에 대한 호의적인 검토를 요청, 무오이서기장으로부터
지점설치를 인가하겠다는 다짐을 받아 냈다.

이석채 경제수석은 정상회담과 관련, "베트남이 한국의 협력을 절실히
희망하고 있는데다 우리 역시 동남아시장진출이 필요하다"며 "양국의 경제
보완성으로 인해 경제협력가능성은 어느때보다 크다"고 강조했다.

<하노이=최완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