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CAD(컴퓨터이용설계)에 날개를 달자"

인터넷이 컴퓨터로 자동차나 항공기등 각종 제조물을 설계하는 인력들에게
유용한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CAD소프트웨어로 만든 도면을 인터넷을 통해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동료 설계자들과 손쉽고 빠르게 주고 받을 수 있는 기술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PC용 CAD소프트웨어 시장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오토데스크사가 이달초부터 공급하기 시작한 "오토캐드R13 인터넷출판킷"이
대표적이다.

CAD소프트웨어인 오토캐드R13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이 제품은
네트스케이프사의 웹브라우저를 포함한 웹사이트 저작도구인 내비게이터
골드 3.0등 5개의 주요 소프트웨어로 구성돼 있다.

이 제품은 CAD 도면을 인터넷상에서 검색하고 공유하며 출력하도록 해준다.

인터넷을 통해 함께 설계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인 엔지니어링 웹사이트의
제작도 가능케 한다.

이 제품은 이를위해 인터넷에 적합한 도면파일형식인 DWF(드로잉웹포맷)
생성기능을 갖추고 있다.

DWF로 작성된 도면은 지금의 인터넷 그래픽파일형식인 비트맵과는 달리
축소 확대되더라도 손상되지 않는게 특징이다.

인터넷을 통한 공동설계 작업은 도면을 비롯한 각종 기술정보를 관리하는
PDM(프로덕트데이터매니지먼트)시스템이 인터넷 기능을 수용하는 형태로도
이뤄지고 있다.

IBM이 최근 내놓은 PM, PTC사가 내년초 공급키로 한 프로 PDM웹툴킷,
EDS사가 내년 상반기중 선보일 IMAN등은 인터넷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PDM의
추세를 보여준다.

네트스케이프사의 웹브라우저와 함께 작동하면서 신기능을 추가하는
플러그-인 프로그램중에서도 CAD지원 프로그램이 늘고 있다.

오토데스크사의 WHIP는 바로 이 회사의 인터넷출판킷에 포함된 플러그-인
프로그램이다.

소프트소스사의 SVF와 DWG/DXF,코렐사의 코렐비주얼캐드 역시 웹브라우저를
쓰면서 CAD도면을 검색할 수 있도록 해주는 플러그-인 프로그램들이다.

연구센터가 세계 곳곳으로 분산되는 글로벌연구개발(R&D)시대가 오면서
앞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CAD협력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3차원 CAD소프트웨어를 사용, 컴퓨터상에서 설계부품을 직접 짜맞추고
작동까지 시켜보는 "디지털 모캅"의 경우 인터넷을 이용할때 보다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다.

LAN(구역내통신망)상에서나 이뤄지던 디지털모캅이 인터넷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활용 범위가 전세계로 확대된 것이다.

그러나 컴퓨터를 이용한 설계 작업이 인터넷을 통해 활성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우선 인터넷으로 전달되는 정보는 언제든지 해킹당할 수 있다.

대부분의 CAD 도면은 대외비적인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보안상의 취약점은
치명적일 수가 있는 것이다.

다른 종류의 CAD소프트웨어를 쓰는 업체들끼리 인터넷을 통해 협력할때의
호환성 결여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치의 오차도 허용치 않는게 설계작업이기 때문에 정보교류시의 정확성은
설계협력의 필수요건이다.

하지만 CAD 정보를 주고 받을때 이를 완벽히 충족시키는 표준은 아직 나와
있지 않은게 현실이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11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