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깊으면 골도 깊다는 증시격언이 그대로 나타났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800선이 지수하락에 따른 담보부족계좌의
반대매매 매물과 향후 장세를 어둡게 본 기관투자가들의 매물압력으로
맥없이 무너졌다.

삼성전자가 4일째 하락하며 지수관련 우량대형주(블루칩) 하락을 주도한
데다 그동안 장세를 이끌었던 소형개별종목들도 신용융자부담으로 일제히
하락, 지수하락을 부채질했다.

외국인 한도확대 이후 급등했던 주가가 한도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돌았다.

25일 주식시장은 3일 연속하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과 전날 발표된 지준율
인하에 대한 기대감 등이 겹쳐 약보합으로 조심스럽게 출발했다.

그러나 신용물량이 사상최대 수준에 머물고 있고 11월중 주식공급물량이
올들어 가장 많다는 등 수급이 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알려지면서 지수
하락폭이 커져 전장후반께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800선이 힘없이
무너졌다.

이후 투매현상이 나타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780대로 주저앉는
초약세를 기록했다.

결국 지수는 전날보다 10.66포인트나 떨어진 793.78를 기록, 지난 8일
(797.62)이후 15일만에 800선을 밑돌았다.

이날 삼성전자는 감가상각방법 변경이 악재로 작용하며 크게 하락, 포철
한전 한국이동통신 등 지수관련 대형주들의 동반하락을 주도했다.

또 최근 조정국면에서도 일시 상승했던 선도전기 성창기업 대성자원 등
개별종목들도 일제히 하락, 지수하락폭을 크게 했다.

이날 주가 폭락은 오는 11월중 주식공급물량이 공개(6,700억원)와 유상증자
(2,200억원)및 한국통신주식매각(9,800억원) 등 1조9,000억원에 달하는 반면
수요는 근로자 주식저축 등으로 극히 제한될 것으로 전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준율인하 예고에도 불구하고 회사채수익률등 시중실세금리가 예상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도 주가하락을 부추켰다.

증시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가 800선에서 저항을 받지 않고 힘없이
하락해 추가하락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며 "조정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현금보유를 높이고 기다리는 전략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 호재 악재 >>

<>11월중 주식시장 수급악화 전망
<>국토개발연구원, 땅값 1~2년간 상승 전망
<>달러화 강세 지속
<>미 IDC사, 64메가 D램값 내년에 절반수준 하락 전망
<>개인서비스업 세무조사
<>회사채수익률 소폭하락 지속

(한국경제신문 1996년 10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