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가진 주부의 근로시간은 남성과 맞먹지만 소득은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대우경제연구소가 지난해 전국 3,100가구,7,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마련한 "기혼여성 취업형태의 특징과 활성화 방안"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정규직 또는 비정규직(임시.일용.계약직)에 종사하는 기혼
여성들은 주당 평균 53.8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근로시간은 기혼남성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 59.6시간의 90.3%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들 기혼취업여성이 얻는 근로소득은 연간 924만원으로 남성
근로자소득 1,781만원의 51.8%에 불과했다.

우리나라의 이같은 기혼남녀간 소득비율은 세계적으로 여성의 평균 임금
수준이 남성의 75.0%(95년 기준.국제노동기구 통계)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됐다.

다만 직종에 따라 남녀간 소득비율이 조금 달랐는데 비정규직은 남성의
56.3%, 봉급직은 55.4%, 자영업.자유업은 54.7%, 농림수산업은 50.9%
등이었다.

또 주부의 경제활동 참여 영역도 비정규직이 93년 25.6%에서 32.7%로
높아진 반면 정규직의 하나인 봉급직은 같은기간 40.2%에서 35.1%로
낮아지는 등 기혼여성의근로환경이 불안정해지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여기에 남녀 전체 봉급생활자와 비정규직 종사자의 12.1%에 해당하는
"파트타임"(주당 근로시간 36시간 미만) 근로자 가운데 기혼여성 비중이
59%로 절반을 웃돌아 여성의 결혼후 취업은 비정규직, 파트타임제에 의존
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작년말 현재 기혼여성의 취업률(정규직 및 비정규직 포함)은 24.7%
였다.

< 박영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