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이 6일 그룹차원의 불황타개책을 마련한 것은 우리 경제에
만연한 고비용저효율 구조에 기업이 댄 첫 "메스"란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코오롱의 이번 불황대책은 그룹전체의 인건비를 동결키로 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각 기업들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의 불황대책은 또 그동안 각 그룹이 <>원가절감 <>경영합리화에
초점을 맞춰 추진해온 불황대책과는 다른 특징을 갖고 있다.

그룹이 붙들고 있던 타이어코드 사업등을 과감히 중소기업으로 이양하고
9-10월 중으로 수출촉진단을 전세계에 급파키로 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난 2-3년간 국내 대기업 중엔 일부 사업을 중소기업에 넘겨주긴
했으나 랭킹 10위 이하 그룹이 중소기업에 사업을 이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개별기업의 노력만으론 불황타개가
어렵다는 인식에서 나온 조치로 해석된다"며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고
중소기업의 회생을 돕는 각 기업의 대책이 잇달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앞으로 총수가 직접 나서 위기타개를 위해 사장단회의를 주재하는가
하면 그룹별로 체질개선을 위한 대책을 적극 강구할 게 분명하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미 "거품끄기"를 통해 원가절감과 조직합리화를
통한 경영혁신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화그룹은 김승연회장이 직접 "이대로 가면 모두 망한다"는 위기의식을
강조하고 있어 조만간 구체적인 대책이 나올 전망이다.

김회장은 특히 6일 배포된 사보를 통해 "그룹전반에 관료화와 2류의식이
만연돼있다"며 최고경영자에서부터 평직원에 이르기까지 "충격적인
개혁"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한다고 말했다.

기아그룹도 최근 김선홍회장이 사장단회의를 통해 올해를 "위기의
해"로 선언하고 경제난국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품질관리를 위한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직접 계열사 현장을 돌며 품질관리와
부품개발을 독려하고 있다.

현대그룹도 정몽구회장이 최근 "허리띠 졸라메자"라는 지시를 내리자
전 임직원이 한시간 일찍 출근하기 운동과 10%경비 절감운동을 벌이기로하고
세부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이밖에 효성과 한솔도 그룹차원의 불황타개 대책을 준비 중이다.

< 손상우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