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이번 중남미 5개국순방은 그동안 "미개척시장"으로 남아
있던 이지역에 대한 우리기업의 진출기반을 확충시키고 우리나라 외교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미는 인구 면적 경제력등에서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지역임
에도 불구하고 정부수립이래 우리나라 국가원수가 한번도 방문하지 않은
유일한 지역이었다.

김대통령이 처음으로 방문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순방의 의의와 성과는
크다는게 청와대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노태우전대통령이 지난 91년9월 멕시코를 방문한 것이 우리나라 국가원수가
중미를 방문한 유일한 사례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김대통령의 순방을 통해 그동안 소원했던 관계를 크게 개선,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중남미 협력및 진출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
된다.

특히 이번에 동행하는 기업인 41명은 공식일정 이외에 나름대로 해당국
경제협력파트너들과 경제협력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가시적인 성과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청와대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중남미는 인구 4억5천만명의 거대한 잠재시장으로 지하자원및 수산자원도
풍부하다.

철광석 망간 니켈 보크사이트 주석등의 지하자원이 다량 매장돼 있으나
아직 탐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다.

이들 지하자원에 대한 투자와 임산및 수산자원에 대한 투자협력이 가능한
지역이다.

또 우리나라의 총수출에서 이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6% 수준으로
앞으로 수출증대의 여지 또한 크다는게 청와대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지난해 중남미와의 교역규모는 1백15억달러정도로 우리나라는 34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청와대관계자들은 이번 순방외교가 각 방문국의 투자유치정책을 적극 활용,
투자를 대폭 늘리고 중남미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민영화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무역및 투자확대를 통해 실질협력관계가 확대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중남미지역의 경제발전단계를 볼때도 이번 순방은 시의적절하다는게
일반적인 평가다.

중남미는 지난 80년대 외채위기와 경기침체에 시달린 "잃어버린 10년"을
보내고 90년대에는 연 3.5%의 경제성장을 통해 신흥경제권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90년대 들어서는 역내 경제통합과 정치협력을 적극적으로 추진중이다.

"남미공동시장" "안데스공동체"등 지역경제협력체를 통한 지역통합노력이
가속화되고 있다.

따라서 중남미지역이 도약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현시점에서 경제교류를
적극 추진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요청되고 있으며 정치.경제통합에 대비해
사전 교두보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이번 순방외교중 특이한 점은 첫 도착지인 과테말라에서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코스타리카등 중미 5개국정상을 한자리에 불러 한.중미
5개국정상회담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들 중미국가를 모두 방문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감안됐지만 5개국정상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회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졌음을 반영하고
있다.

한.중미5개국정상회담에서는 중미국가들과 포괄적인 정책협의회 성격의
대화협의체를 구성한다는데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중미국가의 고위급 인사가 정기적으로 회동, 한.중미간 폭넓은
의견교환과 정책협의의 장을 마련하겠다는게 정부의 생각이다.

< 최완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