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대국회 첫 대정부 질문이 벌어진 15일 신한국당 이신범의원이 김대중
김종필 두 야당총재를 강력히 비난한데 대해 야당이 강력 반발하고 나서
여야영수회담을 앞둔 정치권에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의원은 이날 정치분야 마지막 질문자로 나와 연설내용의 3분의 2를 두
김총재를 비난하는데 할애했다.

이의원은 "새로운 정치를 만드는 전제조건은 우리 정치에 지역감정의
족쇄를 채워 놓은 야당의 정치적 지도자들이 노욕을 버리는데서 찾아야
한다"고 전제한뒤 우선 김대중총재에게 포문을 열었다.

그는 "김총재는 지난 대선을 분기점으로 역할이 끝났다"며 김총재의 "정계
복귀"를 늑대와 양치기소년의 우화에 비교하면서 김총재를 몰아부쳤다.

이의원은 또 김종필총재에 대해 "15대국회 대표연설을 하기전에 자신이
저질렀던 인권유린과 헌정파괴에 대하여 어떤 역사적 반성과 속죄를 했는지
밝혀야 했다"며 "이제라도 역사와 국민앞에 과거를 반성하는 정중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한차례의 정회를 거치는등 진통속에서도 국민회의 설훈 채영석 자민련
이원범 김범명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 "이의원이 자신의 발언을 취소
하고 사과하지 않을 경우 윤리위에 제소하겠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양당은 이어 긴급총무회동을 갖고 양당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이의원을
일단 국회윤리위에 제소키로 했다.

특히 자민련 김용환사무총장은 "현 시점에서 여야영수회담이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여야영수회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신한국당측은 맹형규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의원의 사과를
요구하기전에 김대통령을 비난한 야당의원들의 사과가 먼저 있어야 한다"고
맞서 정치권은 "이신범 파문"을 둘러싸고 한차례 홍역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7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