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귀포=최완수기자 ]

김영삼대통령과 하시모토 류타로 일본총리는 23일 제주에서 한일정상회담을
갖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한일공조체제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한편
2002년 월드컵 공동개최라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 긴밀한 연락체제를 유지
키로 합의했다.

김대통령과 하시모토총리는 이날 오전 제주 신라호텔에서 조찬을 겸한
단독 정상회담에 이어 양국 외무장관등이 배석한 가운데 확대 정상회의를
갖고 월드컵 공동개최를 계기로 다가오는 21세기에는 한일 양국이 과거사의
질곡을 벗어나 미래를 지향, 서로 협력발전하는 관계를 도모키로 의견을
모았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양국간 미래지향적 동반자 관계의 구축을 위해
청소년 교류를 통한 상호 이해와 신뢰의 기반을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는 인식아래 앞으로 학생, 직장인을 포함한 청소년 교류를 가일층 확대키로
했다.

양국 정부는 이에따라 실무진으로 하여금 협의기구를 설립, 양국간 다양한
정규프로그램에 의한 청소년 교류를 촉진, 현재의 연간 4천5백명선의 교류
인원을 2천년에는 1만명선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두나라 정상은 또 한일양측 민간지식인 각 5명씩 10인으로 역사연구회의
조기에 구성, 역사공동연구를 활발히 추진키로 했다.

북한 정세와 관련, 양국 정상은 식량사정을 포함한 북한의 경제난이 가중
되고 있으며 북한의 식량부족 현상은 수해등 자연재해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농업분야의 구조적 후진성에 기인하고 있다고 지적,
양국이 이같은 인식에 입각해 대처키로 의견을 모았다.

김대통령과 하시모토총리는 지난 3월 방콕 정상회담 협의에 기초, 앞으로
배타적경제수역(EEZ)경계획정에 관한 교섭을 촉진키로 합의하는 한편 어업
협정 개정교섭과 관련, 한.일.중 3개국에 공동으로 적용되는 어업질서를
만들어야 하며 기존의 어업 관계에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지 않는 방향으로
원만히 추진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양국 정상은 가능한한 수시로 격의없이 만나기로 했으며 하시모토총리가
김대통령의 일본방문을 초청함에 따라 추후 구체사항을 외교경로를 통해
협의키로 했다.

확대회담에는 우리측에서 공로명외무장관 김태지주일대사 구본영청와대경제
유종하외교안보 윤여준공보수석및 김하중외무부 아태국장이, 일본측에서
이케다 유키히코 외무장관 야마시타 신타로 주한일본대사 가토 료조 일
외무성 아주국장 안도 히로야시 총리비서관등이 배석했다.

회담이 끝난뒤 김대통령과 하시모토총리는 신라호텔야외에 마련된 회견장
에서 공동회견을 갖고 회담 합의사항및 결과를 발표했다.

하시모토총리는 모두발언후 가진 일분일답에서 "군위안부문제만큼 여성의
명예와 존엄에 상처를 준 일이 없다"며 "마음으로부터의 사과와 반성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하시모토총리는 회견이 끝난뒤 이날 낮 1박2일간의 제주방문일정을 마치고
도쿄로 떠났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