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제과는 19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이번 조직개편은 창립이래 최대규모로 사업본부제, 팀제운영, 차세대
임원제도 도입을 주요 골자로 하고있다.

또 동양제과는 조직개편과 함께 연공서열을 무시한 채 철저한 능력위주의
조직파괴에 가까운 사업본부장인사를 단행했다.

조직개편의 전체를 관통하는 기본정신은 기존 피라미드식 구조에서
프로젝트별 책임경영제도로 탈바꿈한다는 것이다.

동양제과는 기존 부중심의 조직을 <>경영지원(기획 경리 인사)
<>MRD(마케팅 연구소)<>생산구매 <>영업(영업 물류)<>해외사업(수출
해외개척)등 5개의 사업본부로 통폐합, 본부장을 이사와 부장중에서
발탁했다.

이에 따라 창립이후 40년간 운영돼오던 임원회의가 폐지되고 5개
본부장이 매주 경영운영위원회를 개최, 회사내 주요사항을 결정하게
됐다.

부이하 단위도 모두 팀개념이 도입돼 과거 부는 부문으로 과는 팀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사용예산도 직급별 배정에서 각 부문이나 팀이 추진하는 사업별로
책정해 자율.책임경영의 취지를 뒷받침했다.

동양제과는 또 차세대임원제라는 독특한 제도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과장급부터 임원이 될 수있는 자질있는 사람들을 선별,
경영대학원 과정이수 등으로 장기육성 계획을 실시하는 인재육성제도다.

이들에게는 고정급이외에 동기유발형 변동급이 추가로 고정급의
최고 50%까지 지급된다.

동양제과는 이번 조직개편에 대해 "급변하는 21세기 시장환경변화에
대비해 현장중심의 경영과 책임경영 제도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들어 식품업계는 매출이익율이 매년 감소하고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정체된 시장속에서 롯데, 해태, 빙그레등 기존의 주요경쟁사
사이는 물론 신규업체들까지 가세, 경쟁은 날로 가열되고있다.

언제 식품회사의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지 모르는 절박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분석이다.

스스로 조직파괴라고까지 부르는 이번 동양제과의 조직개편은 이런
상황을 정면돌파하기 위한 장기전략으로 해석되고있다.

담철곤 동양제과대표이사 부회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소비자기호와
입맛은 재빨리 대응하기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했으며 이 변화를 감당할
창조적인 인재를 육성하는데 주력했다"고 조직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담부회장은 또 "거의 모든 권한은 본부장들에게 넘기고 자신은 코치
신호 등 교량역할을 하겠다"고 말해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이 사업본부제
신설및 인사임을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인사로 본부장을 맡은 5명은 앞으로 실질적인 동양제과의
매출과 이익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선임본부장격인 제준환경영지원본부장은 회사내 21세기대비 사업비전을
준비하고 있는 브레인으로 지난해 추진한 High Qualty Approach운동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꼼꼼하고 치밀한 성격으로 경영분석에 탁월한 수완을 보여 이번
인사에서 중심인물로 떠올랐다.

김흥재MRD본부장은 마케팅총책임자로 신제품기획력이 뛰어나다는
평판을 받아왔다.

동양제과의 대표상품 가운데 하나인 투유초콜릿 마이구미 워시껌등을
기획했다.

부장가운데 유일하게 이사급이상인 본부장직책을 맡게됐다.

김광집생산구매본부장은 제2익산공장장으로 지방에서 일약 본부장으로
발탁됐으며 그동안 재고량을 크게 줄여 원가절감에 기여해왔다는 점이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오일호영업본부장은 사내에서 자타가 인정하는 영업통이다.

추진력이 뛰어나 수도권지역 영업을 맡은 지난해 20%이상의 매출을
올렸다는 점이 이번 인사에 작용했다는 평가다.

주병식해외사업본부장은 초코파이 수출의 견인차였다.

주본부장이 수출담당을 맡은 이후 매년 1백%이상 수출실적이 늘어
이번에 중책을 맡게됐다.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는 담부회장이 1년에 걸쳐 외부 컨설팅회사와
내부 별도팀을 구성해 단행한 것으로 앞으로 동양제과의 변화가 주목된다.

<김광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