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말 비자금파문에 이어 7개월여만에 주식시장을 강타하는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현직 증권감독원장 구속이라는 사상 초유의 뉴스를 접한 증권업계는
3일 아침 일찍부터 추가사법처리자및 관련비리기업 명단을 입수하고
증시에 미칠 악영향을 분석하는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그간 증권감독원의 "횡포"에 불만을 품고 있던 일부 증권사 직원들은
"고소하다"는 반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증권사 임원등 경영진들은 주요 경기지표 악화로 지난달 중순이후
약세를 보이다가 최근 월드컵 공동유치로 다소 상승세를 되찾은 증시에
"핵폭탄"이 떨어졌다며 하루빨리 사건이 종식되기를 희망했다.

<>.증권사 정보담당자들은 백원장의 사법처리 배경을 두고 전화통이
불날 정도로 의견을 교환.

개인적인 인품과 증권감독원의 현실적인 한계및 그간의 관행을 볼때
백원장이 구조적인 비리사슬의 희생양이 됐다는 동정론이 대두되기도.

그러나 일부 증권사직원들은 "재무부차관까지 지낸 장관급 공직자가
어찌됐거나 기업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은 도저히 있을수 없는 일"이라며
"평소 증권사가 감독원간부들에게 제공해온 음주 골프등 각종 향응을
책임자로서 막지못한 책임도 물어야한다"고 성토하기도.

<>.증권업계는 백원장 수사를 대검 중수부가 맡은 것은 단순한 수뢰사건이
아니라 전체 금융질서 전반을 사정하겠다는 수뇌부의 의지가 표출된 것으로
분석.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이 관련기업주및 재정경제원 관계자의 사법처리
수준으로 확대될 경우 지난해 비자금 파문이후와 같이 증시 하락세가
본격화될 것으로 우려.

일부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의도적으로 주가를 하락시킨뒤
공급물량 조절등으로 하반기들어 올린뒤 정치자금을 조달하려한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고 소개.

<>.증권거래소는 3일 오전 9시부터 21층 대회의실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거래소내 정보통신망이용 시현회를 겸한 월례조회를 열 예정이었으나 이를
긴급 취소하고 홍인기 이사장의 훈시로 대신하는등 백원장의 구속을 충격적
으로 받아들이는 모습.

특히 백원장이 뇌물을 받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 유양정보통신의 상장
심사때 홍이사장이 증권관리위원회의 한 위원으로 참석한 만큼 백원장의
구속에 대해 착찹하면서도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

또 대우자동차 계열사인 우리자동차판매가 한독과 합병하면서 관리종목으로
떨어지지 않고 2부종목에 잔류하게 된 과정이 석연치 않았던 증권거래소
측으로서는 백원장의 일부 합병관련 뇌물수수에 "유탄"을 맞지 않을까
전전긍긍.

증권거래소는 이와함께 지난 28일 증권전산측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로
28일 오전장이 열리지 못하는 사건의 후유증이 채 아물리기도 전에
증권감독원장의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건으로 이어지자 "한치 앞을 예측할수
없다"고 긴장하는 분위기.

<>.백원장 구속 소식을 전해들은 증권업계는 기업체가 백원장에게 직접
뇌물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증권사도 기업공개를 주선해주며
실무작업을 도와준만큼 "심부름꾼" 차원에서 검찰수사의 대상이 될수도
있다고 우려.

또한 증권사 검사를 맡고 있는 증감원이 이번 일을 계기로 향후 검사에서
"원칙주의"를 철저히 지킬 가능성이 높아 부작용도 염려된다고 주장.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증감원의 비리가 백원장의
구속으로 확인된 것으로 평가.

증권업계에서는 증감원이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조사에서 자타가 공인
하는 최고 기관임을 들어 그만큼 부정의 소지가 컸던 것 아니냐는 지적.

증권사 한 직원은 "증감원의 작전종목 조사에서 빠지려면 5,000만원을
"입금"하면 된다는 이야기가 무성했다"며 "이같은 소문이 증감원 조사발표
이후 확인된 경우도 있었다"고 주장.

<>.지난달 31일 소환됐다 풀려난 증감원 임원 J씨와 S씨 가운데 1명이
추가로 구속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증감원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

또 지난번 소환조사에서 질문의 초점이 공개나 합병과 관련해 ''외압''이
있지 않았느냐에 모아진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수사가 재경원이나 정치권
으로 확산되는가 여부를 놓고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한편 검찰은 그동안의 내사를 통해 이미 수뢰사건에 대해 상당부분 조사를
진행했던 것 같다고 소환됐던 임원들은 전언.

< 증권부 >

(한국경제신문 1996년 6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