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 어린이영어교재 시장을 잡아라.

97년부터 실시될 초등학교 영어교육을 앞두고 관련업계의 영어교과서및
시청각교재 시장 쟁탈전이 뜨겁다.

교육부가 지난해 11월 공고한 초등학교 3학년 2종 영어교과서및 부속교재
(오디오.비디오테이프)의 검정신청기간이 7월2~3일로 다가옴에 따라
출판사와 비디오제작업체 등 관련업계의 발걸음이 한층 빨라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초등학교 영어교과서를 준비중인 곳은 40여곳.

중고교 검인정 영어교과서를 발행하는 두산동아 교학사 시사영어사
한서출판 지학사 천재교육 금성교과서 한샘출판 동아서적 학연사 형설출판사
중앙교육진흥연구소 민중서림 등 학습교재전문출판사는 물론 윤선생영어교실
민병철어학원 정철어학원 등 대형 외국어학원과 일반도서 출판사인 계몽사
김영사 등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여개의 음반및 비디오제작업체도 이들 출판사와 손잡고
초등학교의 공식영어교재 시장 선점을 위해 뛰고 있다.

영상미디어 영프로덕션 차프로덕션 DSN등은 이미 시사영어사 계몽사 고려원
두산 동아출판사등과 계약을 맺고 오디오.비디오테이프를 제작중이며
중소제작사들도 시장참여를 위해 여타 출판사들과 꾸준히 접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교 영어교과서 검정획득을 위한 관련업계의 경쟁이 이처럼 치열한
것은 단순히 교과서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1조~2조원으로
추정되는 관련 시청각교재내지 사교육 시장 선점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내년에 3학년이 되는 전국의 초등학생은 62만3,000여명, 학급수는 1만
6,000여개, 학생1인당 교과서및 부속교재인 오디오테이프 1세트(16개),
한학급당 지도서및 보조학습자료인 비디오테이프 1세트(30분짜리 16개)만
지급할 경우 97년 한해의 교과서시장규모만 1백억원이 넘는다.

조기영어교육이 6학년까지 확대되는 2000년에는 250여만명의 초등학생이
영어를 배우게 돼 교과서시장만 5백억원을 상회하게 되리라는 추산이다.

그러나 관련업계가 노리는 것은 이같은 교과서시장만이 아니라 검정교과서
발행출판사라는 프리미엄을 업고 어린이영어 시청각교재및 사교육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업계가 추산하는 영어교재시장 규모는 학습지를 포함해 약2조원.

이가운데 AV테이프및 CD롬을 포함한 시청각교재 시장은 1조원, 어린이용
영어교재시장은 3천~5천억원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내년부터 초등학교의 영어교육이 실시되면 학습용 테이프와
비디오, CD롬 등 영어교재시장은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여 4년뒤인 2천년
에는 최소 1조원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이미 KBS영상사업단과 SBS프로덕션등 방송사와 시사영어사
웅진미디어 등 출판사는 물론 동양그룹(오리온네트워크), 코오롱
(영상사업단) 등 대기업에서도 어린이영어학습비디오(1세트당 30만~
110만원)를 제작,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 김수언/정한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5월 1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