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화티타늄과 탄소분말이 섞인 테플론섬유를 이용, 스모그를 줄이는
방법이 일본에서 연구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일 국립자원.환경연구소는 최근 특수제작한 "스모그 채집장치"를
고속도로에 설치, 자동차매연 속의 대기오염물질 제거실험을 진행중이다.

스모그 채집장치의 소재는 페인트의 주요성분인 이산화티타늄과 탄소분말을
섞은 테플론섬유로 만든 얇은 판.

가로와 세로가 각각 30cm크기인 판을 4~6장정도 늘어 놓은 형태의 이
장치는 햇빛과 빗물의 도움을 받아 자동차매연 속의 대기오염물질을
잡아준다.

햇빛이 판에 부딪치면 이산화티타늄 분자속의 전자가 높은 에너지를 띠며
활성화되는데 이 상태의 이산화티타늄 분자는 공기중의 산소와 수증기를
흡수하게 된다.

수증기와 산소는 곧바로 판 주위를 떠돌아 다니는 자동차배기가스 속의
질소산화물 및 황산화물과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탄소분말은 공기중의 오염물질이 이산화티타늄 분자에 흡수된 수증기
산소와 반응할 때까지 이들을 붙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화학작용에 의해 매연속의 오염물질은 질산과 황산으로 변화, 판
표면에 융착된다.

이중 60% 정도는 빗물에 씻겨 하수구의 석회와 만나 무해한 성분으로 중화
된다.

연구소측은 최근 도쿄 인근의 고속도로에 이 장치를 설치해 실험한 결과
오염물질을 20%정도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고 설명하고 있다.

연구소측은 강한 빛의 인공조명장치가 갖춰진 터널속이나 도심건물 외벽,
고속도로 분리대등에 이 장치를 확대설치하면 도시전체의 배기가스오염도를
적잖이 줄일수 있을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장치는 일조량이 풍부하면서도 비가 주기적으로 내리는 곳에서만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단점도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뒤따라야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 김재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