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 사회분야는 선진국 문턱의 수준에 들어가있지만 정치만은
제도적 관행적 측면에서 아직 구태의연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헌정제도의 개선을 포함해 우리 정치수준을 21세기에 걸맞게 변화시키는
것이 최대의 목표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자민련 전국구 공천을 받아 첫 금배지를 달게된 지대섭
당선자는 "정치풍토의 개선"을 유난히 강조했다.

지당선자는 "우리 정치는 "집권"이라는 하나의 목표에 종속돼있어 극심한
지역감정과 권력투쟁의 양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있다"며 "이는 권력구조,
특히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를수 있는 대통령제에 근본적인 원인이있다"고
지적했다.

청호컴퓨터 회장으로 널리 알려져있는 지당선자는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

한양대 공대를 졸업한후 지난 77년 당시로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금융사무자동화기기분야에 뛰어들어 청호컴퓨터를 매출액 1천3백억원
(95년기준)에 이르는 중견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지당선자는 그러나 "이제는 "기업인 지대섭"보다는 "정치인 지대섭"으로
인식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정치에 전념하기위해 지난 3월 청호컴퓨터 회장직을 내놓고 직접적인
경영참여는 하지않고있을 정도로 정치에 대한 그의 집념은 남다르다.

지당선자는 지난 13,14대 총선당시 광주 북구에서 각각 민정당 민자당
후보로 출마한 경험이 있다.

이런 지당선자에 대해 당에서는 그의 향후 역할에 큰 기대를 걸고있다.

광주.전남도지부장으로서 대권가도에서 JP와 호남을 연결하는 가교역할이
그것이다.

그는 그러나 "이런 정치구도를 그대로 두고 지지표 확산을 기대한다는
것은 연목구어"라며 자신의 역할이 당분간은 상징적인 수준에 머물수 밖에
없음을 시인했다.

그는 국회상임위활동과 관련, "경제인 출신답게 경제관련 상임위에서
일하고 싶으나 컴퓨터업계에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통신과학기술위같이
직접 관련된 상임위를 선택하는 것은 모양이 좋지않다"고 말했다.

경제계에서 입증된 그의 능력이 정치권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 김태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