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서 < 대우경제연 연구위원 >

1월이후 강한 반등세를 보엿던 미국의 반도체업종 주가가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인텔 TI등 미국업체를 비롯 한국의 삼성전자, 일본의 NEC 도시바 히타치등
각국의 대표적인 반도체업체들의 주가가 속락세를 보였다.

이는 95년 11월까지만 해도 13달러대를 유지했던 4메가 D램 현물가격이
8달러대로 급락했고 강세를 보였던 16메가 D램가격도 하락추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2월에 발표된 반도체산업의 단기 경기지표인 미국의 BB율이 1월에 91년이래
최저치인 0.93을 기록한 것도 한 요인이다.

최근 반도체시장은 수급불안에 휩싸이고 잇다.

95년 8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95 발매를 계기로 미국의 컴퓨터메이커는
PC 수요급증을 기대해 대규모의 반도체를 발주했다.

그러나 윈도95가 발매된 후 소비자의 구매지연 현상이 발생했고 이것은
연말까지 이어져 컴퓨터와 대형 마더보드메이커는 반도체의 과잉재고를
안게 되었다.

전체시장의 몇%에 불과한 현물가격이 반도체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을 반영
한다고 보기 어렵고 95년 하반기이후 반도체업체의 주가는 경기의 하강
속도나 반도체회사들의 수익력에 비해 너무 빠르게 떨어진 감이 있다.

따라서 올해 2.4분기이후 BB율은 다시 1.0이상으로 상승할 것이고 지난해
3.4분기이후 급락한 세계 반도체업체들의 주가도 96년 중반쯤 제실력만큼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반도체 경기가 피크를 지났고 반도체업계의 고수익의 원천이었던
반도체가격의 강세가 약세기조로 바뀌는등 구조적인 변화의 조짐이 시작
되었기 때문이다.

몇가지 반도체업계의 경기지표를 보면 우선 BB율이 이미 95년 7월에 1.23
으로 89년이래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

세계 메모리반도체의 50%를 공급하는 일본 반도체업계의 재고수준은 95년
9월에 최저치를 기록한후 증가추세에 있다.

전세계 반도체메이커의 설비투자와 일본 반도체 제조장치메이커의 판매는
각각 95년에 60%와 47% 증가해 89년이래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95년 하반기이후 반도체의 주수요시장인 컴퓨터시장의 수요기조도 취약해
졌다.

93년과 94년의 486컴퓨터 가격인하가 컴퓨터의 선구매 현상을 불러와
메모리 수요의 폭증을 가져온데 반해 96년의 펜티엄 가격인하는 오히려
컴퓨터의 구매지연 현상을 가져오고 있고 메모리반도체의 현물가격과
대형거래선의 장기구매가격도 하락시키고 있다.

93년이래 컴퓨터붐은 미국의 가정용 PC가 주도했다고 볼수 있는데 링크사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홈 PC 보급률은 38%에 이르고 있고 구매력이 높은
연간 소득 5만달러이상 가구의 보급률은 이미 58%에 달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6년 3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