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추위가 심한 편.

대동강물도 풀린다는 우수가 지났어도 늦추위가 여전하다.

이런땐 몸과 마음을 따뜻이 녹여주는 온천욕이 제일이다.

특히 매서운 동장군을 핑계로 겨울방학동안에 가족여행을 하지 못했다면
방학엔 "온천"을 찾아 떠나보면 어떨까.

작년 1월1일부터 아산시로 통합된 온양온천지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온천문화의 발상지로 수질이 좋은데다 교통도 편리해 손쉽게
찾아갈 수 있다.

또 인근에 현충사 온양민속박물관과 외암리민속마을등 조상들의 정신과
슬기를 체험할 수 있는 "산교육장"이 있어 자녀들과 함께 하는 나들이코스로
제격이다.

<> 온양온천

=1,300년이 넘는 오랜 온천역사때문에 근래 다소 침체되어 있었지만 최근
시외곽에 아산온천이 새로 개발되면서 도고온천과 함께 "아산온천관광권"을
형성, 온천관광휴양객이 부쩍 늘고있다.

온양온천은 백제시대부터 온천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고 특히 조선시대에는
세종 세조 현종 숙종 영조 정조등 여섯임금이 온천행궁을 짓고 휴양차
다녀간 유서깊은곳.

온양온천의 수질은 피부에 가장 적합한 약알칼리성으로 라듐 등 각종
광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조선조 역대왕들이 "신천"이라는 이름을 내렸을
정도로 효능이 널리 알려져있다.

특히 대부분의 국내온천들이 수온이 낮아 온천물을 데워 욕장에 공급하고
있는것과 달리 온양온천의 수온은 1,000년이상 섭씨50~57도를 유지, 천연
용출수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내세울만한 점이다.

온양관광호텔 그랜드파크호텔 파라다이스호텔 온양제일호텔 웨스턴관광
호텔 호서관광호텔 등 5개소의 호텔과 120여개소의 여관객실및 호텔
사우나장 일반대중욕장에서 온천욕을 할 수 있다.

이중 옛 온궁터에 자리잡은 온양관광호텔은 호텔정원에 여러가지 온천
유적이 보존되어 있는데다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춰 온천역사와 레저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세조대왕이 온천지에서 피부병치료를 하던중 냉천이 솟아오르는 것을
신기하게 여겨 세운 신정비, 영조가 사도세자와 온천욕을 한뒤 함께 궁술을
연마하던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영괴대와 그 때 심은 느티나무 3그루가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지난 92년 7월 전관을 확장, 재개장한 온양관광호텔은 국내 최초로
노천온천탕을 개설했으며 객실(79실)보다 볼링장 수영장 당구장 전자오락실
단란주점 등 다양한 부대시설 확보에 치중한 리조트형 호텔이어서 손님이
항상 붐빈다.

<> 주변교육관광지

=온양온천에서 4km떨어져 있는 현충사는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충열을
기리기 위해 마련한 사당으로 한국인이면 누구나 한번은 가보아야 할 성지.

지난 66년 확장, 성역화된 이 곳은 16만6,000평의 넓은 경내에 이 충무공이
성장한 고택과 활터 등이 잘 보존되어 있다.

유물전시관에는 거북선모형과 난중일기 장검 옥로 요대 등 123점의 유물이
전시돼 있어 충무공의 위엄과 숭고한 숨결을 느낄수 있다.

온양온천역에서 1km거리에 있는 온양민속박물관에는 3개의 상설전시관이
있고 이곳에는 1만7,000여점의 각종 민속자료가 전시되어 있다.

한국인의 의식주, 생활.풍습 등에 관한 자료가 시대별로 체계적으로 구별
전시돼 있어 학생들이 우리문화의 뿌리를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온양온천에서 남쪽으로 8km떨어져 있는 외암리 민속마을(아산시 송악면
외암리)은 지금으로부터 500여년전 부터 형성돼온 조선시대의 양반촌.

명종(1545~67년)때 장사랑벼슬을 지낸 이 토연 일가가 낙향해 자리를 잡은
이후 그 후손들이 번창하고 많은 인재가 배출되면서 고택들이 들어서 반촌의
면모를 갖추었다고 한다.

이 마을은 충청지방고유의 반가를 중심으로 아담한 돌담이 둘러쳐진
초가집과 송림에 둘러싸인 정자및 물레방아가 조화를 이뤄 방문객에게
아늑한 고향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옛날마을의 분위기를 잘 간직하고 있어 TV촬영장소로도 자주 이용된다.

"옥이이모"와 "여명의 눈동자" 등에도 등장했다고.

마을중앙에는 "영암군수댁"이라는 저택이 있다.

이 마을의 대표적인 양반집인 이 집은 건물과 정원은 물론 가구 액자 등도
옛모습 그대로 잘 보존하고 있어 조선시대 양반가의 풍류와 생활모습을
엿볼 수 있다.

<> 별미집교통편

="외암리 민속마을"에서 온양쪽으로 돌아오는 길에 "메기매운탕"을 전문
으로 하는 송악가든(0418-41-4208)이 있다.

이 식당은 외암리 민속마을에서 약 500m 정도 떨어져 있다.

양어장도 겸하고 있는 이 집의 메기매운탕은 사골뼈를 우린 육수로 국물을
만들고 고추장을 많이 넣어 얼큰하고 고소한 맛을 내는게 특징이다.

온양시내에서는 온양관광호텔 앞의 송암식당(42-8318)이 콩나물비빔밥으로
이름 나 있다.

1인분 5,000원.

교통편은 기차를 이용하면 바로 온양 온천역에 도착, 편리하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장항선열차가 오전5시20분부터 오후7시50분까지 하루
14회 운행된다.

소요시간은 1시간25분.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에는 경부고속도로에서 천안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천안시내를 거쳐 표지판만 보고 가도 온양에 쉽게 도착할 수 있다.

약 100km거리로 2시간 정도 걸린다.

국도로는 서울~평택~오산을 거쳐 온양에 이른다.

< 노웅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6년 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