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골퍼들이 골프의 본고장 영국의 골프코스에 들어서면 처음에는
"어떻게 이런 곳도 골프장이랄수 있는가"고 생각했다가 나중에는 "골프코스
의 원래모습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고 생각을 바꾸게 된다.

잘 가꾸어진 정원식 골프장에 익숙해진 한국인들은 영국의 골프장, 특히
해안에 접한 링크스코스의 황량하고 거칠기 이를데없는 모습에 놀라움과
감탄을 나타낼수밖에 없다.

영국은 스코틀랜드를 제외하고 전 국토가 나지막한 언덕과 구릉으로
돼있으며 풀로 덮여있다.

골프코스 조성에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할수 있다.

이 때문에 영국과 인접 아일랜드에는 3,000여개의 골프장이 있다.

영국은 위도에 비해 기온은 그리 낮지 않은 편이다.

10월초 현재 낮기온은 10~16도로 우리의 늦가을~초겨울 정도이다.

그러나 기온만 가지고 영국 날씨를 판단해서는 안된다.

특히 링크스코스는 날씨변덕이 심해 바람이 불다가 비가 오고, 햇빛이
잠깐 비치는가 하면 다시 비바람이 몰아치는 순환이 계속된다.

"하루에도 4계절이 있다"는 말이 거기에서 유래한다.

그렇기 때문에 두툼한 스웨터와 비옷이 필수적이다.

영국 골프코스는 자연의 특성이 그대로 살아있다.

페어웨이는 특별한 손질이 필요없는 토종잔디 그대로이며, 러프는 보통
가시덤불이다.

벙커는 대부분 사람 키만큼 깊고, 그린은 딱딱하다.

볼을 찾을수 없는 러프, 탈출이 관건인 벙커등에다 비.바람까지 감안해야
하므로 영국코스는 초보자보다는 로핸디캡 골퍼들에게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 할수있다.

영국에서 골프를 치는 데는 몇가지 준비가 필요하다.

사전부킹이 선결과제이지만 핸디캡증명서(대한골프협회 발행)를 요구하는
곳이 많으므로 갖고 가야 한다.

클럽하우스 식당은 정장차림을 요구하는 곳이 많다.

반드시 정장(자켓도 괜찮음)에 셔츠 넥타이를 준비해 가야 하며 청바지
차림으로는 코스입장도 거부된다.

영국코스에는 그늘집을 거의 찾아볼수 없다.

18홀동안 물을 마실수조차 없는 곳도 많다.

간단한 요기거리와 음료를 준비하고 플레이에 나서는 것이 좋다.

그린피는 골프장의 격에 따라 라운드당 25파운드에서부터 60파운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골퍼들이 트롤리(카트)를 직접 끌어야 하는 곳이 대부분인데, 캐디를 쓸
경우 피는 20파운드선.

1파운드는 한화로 약 1,200원이다.

대표적 골프장 6곳을 소개한다.

<세인트 앤드류스GC>

스코틀랜드 해안에 위치한 골프의 본고장.

세계골프계를 이끌고 있는 R&A건물이 옆에 있다.

모두 6개코스가 있는데 95영국오픈이 열린 올드 코스가 가장 유명하다.

올드코스에서 플레이하려면 1년전에 예약을 해야 하며, 그것도 예약후
2~3개월후에 가능여부를 통보해준다.

그러나 새벽6시쯤 줄을서서 기다리면 개장시간(7시30분)전에 플레이할수
있는 운수도 있다.

일요일은 코스보호 차원에서 휴장.

그린피는 55파운드(약6만6,000원), 캐디피는 21파운드이며 5파운드정도의
팁을 주면 된다.

주빌리.뉴코스등 나머지 5개코스는 1주일 내내 열며 부킹도 비교적 쉽다.

그린피도 25파운드이하로 싼편.

또 3일라운드(60파운드), 1주일라운드(120파운드)도 할수있다.

<턴베리GC>

스코틀랜드 서쪽해안 에어샤지방에 위치한 명문 골프장.

94년 영국오픈이 열린 곳으로 "등대"와 "태풍같은 바람"이 트레이드마크
이다.

일본인 소유로 골프코스외에 헬스스파 수영장등 레저시설도 훌륭하다.

에일사와 애런코스 36홀이 있는데 오픈대회는 바다쪽에 연한 에일사코스
에서 열린다.

부킹이 쉬운 애런코스(파68)에는 길이가 230야드인 파3홀이 있다.

그홀은 항상 맞바람이 불어 드라이버를 잡아도 온그린은 엄두도 못낸다.

파4홀짜리도 450야드를 넘는 홀이 두 개나 있다.

<글렌이글스 GC>

영국의 골프장이라기보다는 미국형이라는 표현이 어울릴만한 리조트코스
이다.

영국의 유명 골프장들이 링크스코스인 반면 이 골프장은 스코틀랜드
퍼셔지방의 내륙에 위치해있으며 골프외에도 승마 사냥 낚시 수영장등
레저시설이 완벽하다.

골프코스는 킹 퀸 모나크 위등 4개가 있으며, 모나크코스는 2001년
라이더컵대회를 유치신청할 만큼 챔피언코스로서 손색이 없다.

어프로치연습장(9홀)과 아일랜드그린 연습장, 드라이빙레인지가 완벽하다.

파68인 킹스코스는 구릉지대에 위치해있어 우리와 같은 포대그린이 많다.

파4홀이 450야드이상인 곳이 있는가하면 230야드짜리도 있어 단타자들에게
이글기회도 제공한다.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GC>

랭카셔 프레스톤지방에 위치해있는 링크스코스로 잉글랜드의 챔피언코스
중 최대 난코스의 하나.

지금까지 8번 영국오픈을 개최했고, 96대회도 이곳에서 열린다.

링크스코스이지만 바로 바다가 인접해있는 것은 아니며, 동네와 철도로
둘러싸여 있다.

평지라 코스기복이 거의 없는 편이지만 홀당 10개가 넘는 벙커가 명물.

파3인 1번홀(180야드)은 그린주위에만 9개의 깊은 벙커가, 17번홀(파4)은
그린주위에 6개, 페어웨이에 11개등 모두 17개의 벙커가 버티고 있다.

그것들은 세인트앤드류스GC 올드코스 17번홀의 로드벙커처럼 사람 키만한
깊이이며, 그린쪽으로 급경사가 져있어 탈출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한번 실패하면 그곳에서 전반의 핸디캡을 다 까먹을수도 있다.

그린피는 점심포함해 70파운드.

도미하우스라는 숙박시설(9개 룸)도 있는데 2박에 골프4라운드, 점심
저녁식사를 주고 210파운드를 받는다.


<코벤트리GC>

1880년에 개장한 잉글랜드지방의 유서깊은 골프장.

파73.내륙에 있지만 특유의 고목에 긴 러프, 빠른 그린이 영국적 골프장
냄새를 느낄수 있다.

캐디가 없으며, 클럽하우스에는 양복(넥타이)차림과 캐주얼차림으로 입장
할수 있도록 구분돼있다.

한국에 체류중인 로라 데이비스의 고향으로 유명하다.

주말에는 반드시 멤버를 동반해야 한다.

<워번GC>

잉글랜드 버킹햄셔에 있는 골프장으로 런던에서 승용차로 1시간 거리.

50m이상 되는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서 있어 미국코스를 연상시킨다.

듀크코스와 더치스코스 36홀 규모이며, 클럽하우스에는 자켓과 타이를
걸쳐야 입장이 가능하다.

[[교통 여행정보]]

브리티시에어웨이(BA)와 대한항공이 서울~런던(13시간 소요)을 운항중.

BA의 경우 서울에서 도쿄경유 런던까지 가는 비행기가 매일 있으며
서울~런던직행은 주중 2번(화.금) 있다.

대한항공은 매주 3편이 있다.

코벤트리나 워번GC는 런던에서 승용차로 가면 되고, 스코틀랜드 지방은
영국 국내선 비행기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문의 영국정부관광청 서울사무소(773-1509).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