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이 일본언론과의 회견을 통해 밝힌 ''깜짝 놀랄 정도의
세대교체'' 발언에 대해 야권이 10일 ''깜짝쇼식 정치''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는 등 이문제가 정치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민자당은 일단 김대통령의 발언을 세대교체의 당위성을 강조한 원론적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총선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40~50대
후보론이 자칫 당내갈등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와관련, 강삼재사무총장은 이날 "우리당이 어차피 세대교체를 표방해온
만큼 내년 4월 총선전략차원에서 원칙론 내지 당위론을 밝힌 것으로 본다"
며 더이상의 대권논의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표명했다.

강총장은 "외부에서 영입하든 안하든 어차피 당내경선을 밟는다고 규정돼
있기 때문에 그 절차는 밟아야 한다"면서 "발언내용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차기대권주자로 꼽혀온 이한동 김덕룡 최형우의원 등 당내중진들은 공식적
인 논평을 자제했으나 대다수의원들은 "대권문제는 총선이 지나야 가닥이
잡힐 문제"라며 관망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국민회의 이지원대변인은 "민자당 대의원대회에서 경선을 통해
결정할 일을 대통령이 나서서 후보를 지명하거나 나이 운운해서는 1인독재
정당밖에 안된다"고 비난했다.

민주당 이규택대변인도 "대통령 한마디로 후보를 결정하려고 하는 것은
절대왕조시대의 전제군주식 발언"이라며 "민주국가에서 대통령후보는 국민
과 언론을 통해 1~2년간의 공개검증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민련 안성열대변인은 "''깜짝 놀랄 세대교체''라는 말자체가 얼마나 큰
오만과 독선 자가당착에서 나왔는지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세대교체를 포함
해 정치와 관련된 모든 문제는 선거를 통한 국민심판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 최완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