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은 풍요로운 수확을 상징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명절이다.

그런만큼 대규모 자금이동이 수반되기 마련이고 자금시장 참여자들에게는
심리적 불안감을 안겨 주기도 한다.

그러나 금년만큼은 추석이 자금시장에 큰 부담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이후부터 총통화증가율이 운용목표수준인 16%를 크게 밑도는
14%대를 지속하고 있어 당국이 시중자금사정을 감안한 신축적인 통화관리
기조를 유지하는데 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은행은 지난 23일 만기가 돌아온 RP규제 1조6,000억원
중 2,000억원을 축소 규제하고 만기시점을 월말 세금이 국고로 환수되는 9월
2일로 맞추는등 신축적인 지준관리 의지를 보이고 있다.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상반기 순이익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42%증가에서
알수 있듯이 그동안의 경기 활황으로 내부 유보자금이 비축되어 있는데다
경기정점에 임박하면서 기업체 자금수요가 둔화되고 있어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 상태이다.

이를 반영하듯 7월이후 최근까지 하루짜리 콜금리가 11%초반대에서 안정을
지속하고 있고 당좌대월소진율도 40%미만에 머물고 있다.

이에따라 향후 자금시장을 낙관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 자금 가수요
현상이 초래되지 않을 전망이다.

또 추석자금수요중 일정부분은 이미 지난 8월 중순 금리급락시기에 그리
높지 않은 금리로 상당량 공급된 기일물자금으로 확보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추가 자금수요에 대한 부담이 적은 상황이다.

통상 월초에는 월말자금수요로 방출된 자금이 금융권으로 환류되어 시중
유동성이 호전된다는 점, 추석연휴가 주말과 겹쳐 휴일수가 예년보다 적어
그만큼 현금인출이 적다는 점도 자금시장 안정을 기대케하는 요인으로 작용
된다.

금리 3단계 자유화조치의 성공적 정착,엔저에 따른 수출여건 악화의 개선,
경기둔화 조짐에 따른 경기연착률 유도의 필요성 대두로 당국도 금리 안정화
를 인한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8월말 총통화 증가율을 현수준보다 높은 14% 후반대로 가정한다 하더라도
9월중 당국의 통화운용 목표수준을 16%수준으로 유지하면 약5조원 이상의
통화 공급이 가능하다.

웬만한 자금시장의 충격은 큰 무리없이 대철할수 있는 공급규모이다.

다만 추석이후 다소 우려가 되는 것은 추석자금으로 인출된 자금이 내년
부터 시행될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의식해 금융기관으로 환류되는 속도가
늦어질 공산이 있다는 점과 추석을 전후로 물가상승율이 높아질수 있다는
점인데 금리안정을 해칠 정도는 아닌것으로 보인다.

장기금리를 대표하는 회사채수익율은 시장환경이 양호한 가운데 강세
분위기를 기저에 두고 장세가 전개될 것이다.

최근 시황이 증권사의 딜링규모에 의해 큰폭 등락하는 혼미한 모습을
보이나 단기금리 안정세 유지를 바탕으로 13% 전후의 박스권내에서 적정금리
를 찾아가기 위한 탐색 조정장세가 추석까지 이어질 거싱다.

회사채수익률은 추석이후는 추석자금수요에 대한 심리적부담이 해소되며
12%대 정착을 위한 재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전체로는 GDP 8.5%,물가 4.5%내외를 고려할때 12%후반대에서 13%
초반대 금리 유지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의 금리하락이 주가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 주식시장도 추석이후는
채권시장의 추가이익 발생기회가 점점 줄면서 주식시장으로의 자금유입이
서서히 증대되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8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