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서울 서초동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발생하자 각 대기업들은
자원봉사대를 현지에 급파해 구조활동을 벌이는 순발력을 발휘했다.

특히 작년 10월부터 그룹차원에서 "사회봉사단"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봉사하는 기업"이란 이미지를 한껏 떨친 셈이다.

삼성은 사회봉사단내에 구호활동반(수해.가뭄.교통.등반.조난사고 등)
봉사반(고아원.양로원.장애시설등 소외집단과의 자매결연및 환경보호.헌혈
등) 사회계몽반(청소년선도.범죄예방 등)등을 두고 있다.

뿐만 아니다.

저소득층 자립을 돕기 위해 서울시내 빈민지역에 5개 탁아소를 설립한데
이어 4개를 추가 개설한다는 계획이다.

인천 대구 대전 광주 부산등지에는 탁아소를 건립한 뒤 사회.종교단체와
교육기관에 운영을 위탁하고 있다.

한마디로 사업장 소재지역 주민들과의 유대강화를 통한 철저한 "지역밀착
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지역밀착 경영이 최근 본격 가동된 지방자치시대를 맞아 재계 전반
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두드러진 현상은 각 대기업그룹들이 사업의 "발상지"라 할 연고지역
에 대한 사회사업성 투자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는 점.

현대그룹이 조선 자동차등 주력 생산시설이 몰려있는 울산에 종합레저타운
을 건립키로 한 것을 비롯해 <>선경이 수원에 최근 도서관을 건립한 뒤
시측에 기증했고 <>동양그룹이 주력업종인 시멘트사업 연고지역인 삼척의
종합문화예술관 건립을 지원한게 대표적 예다.

금호 나산 거평등 호남계 기업들은 작년부터 광주비엔날레 기금 2백억원
조성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금호그룹은 또 원광대학 무용단등 지역예술단체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고
있다.

재계의 이같은 "지역 신토불이 프로젝트"는 선진 외국 대기업들의 경우에
비춰서도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게 분명하다.

예컨대 미국 서북부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항공기제조업체 보잉사의
경우 지자체의 예산만으론 부족한 각종 문화복지사업에 대부분의 자금을
대주고 있다.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 본사가 있는 유통업체 데이튼 허드슨사의
경우는 도시발전을 위한 재단을 설립하고 있을 정도다.

매년 이익금의 5%를 적립하고는 지방정부와 함께 <>고용프로그램 <>무주택
자를 위한 주택정책 <>직원들의 지역봉사활동 등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이학영기자>

(한국경제신문 1995년 7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