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수로협상에 이어 남북쌀회담이 급진전됨에 따라 그동안 정체상태에 있던
남북경제협력이 다시 활기를 띨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 쌀문제외에 경제교류문제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다 협상주역을 우리측은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장을, 북측도 차관급
고위인사를 각각 보내 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 92년9월 열린 제8차 남북고위급회담이후 3년만에 당국자간 회담이라는
점에서 일단 청신호로 볼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는 이에따라 대북투자지침을 조속히 마련하고 북측에 투자보장협정및
이중과세방지협정을 체결토록 요청키로 하는등 경협활성화에 대비한 후속
작업을 진행중이다.

물론 낙관적이지 않다는 견해도 많다.

통산부관계자는 "쌀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남북경협이 활성화될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하고 "남북경협은 전적으로 북한측 태도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기업관계자들도 "남북경협에 대해서는 지나친 낙관도 비관도 금물"이라며
"다만 경수로에 이어 쌀문제가 잘 풀려가는 만큼 경협의 물꼬도 다시
트이지 않겠느냐"며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폈다.

북측이 급한불인 쌀문제에만 관심을 보일뿐 다른 경협문제엔 여전히 등을
돌리고 있어서 당장 경협이 활성화된다고 보긴 어렵다는 인식인 셈이다.

재경원 관계자로 대규모의 대북투자는 사전에 남북한 당국간에 합의에 따라
신붐보장및 과실송금등이 가능토록 제도적 장치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지적
했다.

5백만달러이하의 소규모사업은 비교적 제한없이 허용될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형사업은 당국차원의 보장이 있어야만 된다고 설명이다.

북한의 외환사정이나 당국의 의지로 볼때도 북측이 여전히 경협엔 소극적
이라는게 당국자의 설명이기도 하다.

결국 쌀문제가 타결될 경우 일단 청신호가 되는 것을 분명하지만 구체적인
교류사업은 한동안 시간이 걸려야 된다는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남북한 교역은 지난 88년 10월 대북경제개방이후 지난 3월까지 승인액으론
9억3천6백만달러, 통관액기준으론 7억6천3백만달러에 달했다.

이기간중 교역량을 통관기준으로 보면 반입은 7억7백만달러, 반출은 5천
6백만달러로 극심한 입초를 보이고 있다.

위탁가공용 원부자재반출을 제외하고 일반상품반출은 거의 없는 편이다.

이는 북한의 외화부족 때문이며 북한도 체제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한국
상품반입을 억제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북한에서 위탁가공을 하고 있는 업체는 모두 18개로 이중 삼성물산 대우
한일합섬 LG상사등 4업체가 94%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 가공품목은 바지셔츠 잠바 수영복등 의류등이다.

북한에서 반입하는 주요 물품은 아연괴 금괴 빌레트 열연코일 호도등이다.

북경에서 진행되는 차관급협상에서 우리측이 1차로 쌀 5만t을 구상무역형태
로 제공하는게 확정될 경우 받게 될 물품도 아연괴 금괴 빌레트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 고광철.홍찬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