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들의 상품판매전략에 계절구분이 사라지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백화점들이 고객확보전략의 일환으로 특정상품을 성수
기에 구애받지 않고 판매하는 움직임이 업체마다 확산되면서 여름상품을 겨
울에,겨울상품을 여름에 파는 계절역전현상이 보편화되고 있다.

백화점들은 대표적 여름상품인 에어컨을 동절기인 지난 1월부터 예약판매
한데 이어 최근에는 스키특판행사를 앞다투어 전개하고 있다.

롯데가 지난 13일부터 스키장비와 의류,건영옴니가 스키복의 특판행사를
실시중이며 현대 그랜드 애경은 20일부터 행사에 들어갈 예정으로 있어 한
여름을 맞은 백화점가에 스키판촉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스키판매는 백화점들이 80년대말부터 여름철 특판행사로 선보인 사계절상품
전의 하나로 시작됐으나 매년 행사시기가 빨라져 올해는 6월로 더욱 당겨지고
행사규모도 커졌다고 업계관계자들은 밝히고 있다.

겨울철 의류인 모피는 백화점들이 특판행사를 수시로 실시,매장을 거의 사계
절내내 고정적으로 차지하는 상품이 됐으며 신세계본점은 성수기가 지난 지난
4월중 모피에서만 약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에어컨은 예약판매를 통해 롯데 신세계본점에서만 지난1월중 7백여대와
2백64대가 팔려나갔으며 롯데본점은 지속적인 특판행사에 힘입어 여름상품의
간판격인 수영복에서 지난1~5월중 약6천만원의 판매실적을 올린 것으로 알려
졌다.

백화점들의 상품판매에 계절구분이 없어지고 있는 것은 소득수준향상과
레저인구증가,주거스타일 변화등에 주요인이 있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애경백화점의 이종범차장은 "한여름에도 스키가 팔린다는 것은 그만큼 레저
인구증가로 잠재수요가 늘어나고 이를 뒷받침할 구매력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상품의 계절파괴현상은 앞으로 더 보편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 양승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6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