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류하고 있는 장신은호의 선장은 누가 될 것인가.

지난 11일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행장후보로 선출된 박창수
장은증권사장이 23일 열린 이사회에서 후보승인이 거부됨에 따라
박사장의 행장선임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이에따라 앞으로 누가 은행장이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우선 거론되는 인물은 행장후보추천위원회때 박사장과 경쟁했던
오세종현전무.

오전무는 추천위원회당시 2시간이 넘는 논란끝에 투표한 결과 4대5라는
간발의 차이로 행장후보레이스에서 탈락했었다.

그러나 은행내부에서는 이날 이사회에서 박사장이 승인거부된 배경에
대해 경쟁자였던 오전무가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지 않았느냐는
시각이 있는게 사실이다.

은행관계자들은 "만약 이번 사태에 오전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은행보다 개인을 먼저 생각하는 인물이 행장으로 선임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며 "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다시 구성된다 해도 오전무가
다시 행장후보로 추천될 가능성은 크지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행장후보로는 박사장과 오전무 모두 배제된 제3의
인물이 대두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물론 행내에서는 "행장감"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별로 없는 편이다.

그래서 장기은행출신으로 현재 자회사인 장은카드를 맡고있는 김광현
사장의 이름이 거론되기도 한다.

그러나 장기은행이 결과적으로 행장을 자율적으로 선정하지 못한
것으로 비쳐짐에 따라 외부인사의 진입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재정경제원등 정부의 전현직 1급이상 고위인사들의 무혈입성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또 현재 재경원출신으로 국책은행장을 맡고있는 인사들이 장기은행장으로
가고 그 자리에 정부에서 나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 육동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