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의 큰손 "백할머니"(본명 백의엽)가 12일오전 사망했다.

7,8년전부터 사실상 은퇴상태로 들어갔던 백할머니가 증권계에 지울수
없는 족적을 남긴채 영영 떠난 것이다.

백할머니의 사망소식을 접한 증권계는 "큰손시대의 중국이 오고있음을
알리는 비보"라며 못내 아쉽다는 반응들.

백할머니는 "증권가 여걸"등의 명성도 지니고 있었지만 70세가 넘은
고령에도 타임지를 정독할 정도로 뛰어난 지성을 바탕으로 70년대
주식시장을 주름잡은 투자가 잘알려져있다.

백할머니가 이른바 큰손이 된 계기는 50년대 후반 건국채권이 액면의
20%선에서 거래되고 있을때 이를 대거 점매수해 만기상환받으면서
떼돈을 벌게된데서 비롯된다.

70년대들어서도 왕성한 주식투자를 통해 광화문 곰,라이터등과 함께
채권시장뿐 아니라 주식시장에서도 큰 영향을 행사해왔다.

"손해보고는 팔지 않을 정도"로 장기투자하는 것과 "기본적 분석에
의한 과학적 투자"가 그녀의 투자철학이었다는 후문.

80년대 우풍상호신용금고를 차려 증권시장 이외의 제2금융권에서도
이래저래 한몫을 하고 있었던 셈이다.

선인학원의 백선엽씨와는 친남매관계. 그동안 지병인 당뇨로 고생한
것으로 전해지며 빈소는 댁에 차려져 있다. 향년82세.

< 이성태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5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