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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는 미스터리나 신이론을 상징한다.

"X이론 골프"는 바로 영원히 정체불명인 골프를 "또 다른 각도"에서
파악해 보자는 의도이다.

"김흥구기자의 X이론 골프"는 주1-2회 연재할 예정이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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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는 여자와 같다.

골프를 연인과 같이 다루기만 한다면 스코어를 5타는 줄일수 있다.

다음이 바로 그에 대한 설명이다.

<>부드러운 터치

힘으로, 야성으로 여자를 사로잡는 방법은 60년대 방식이다.

요즘 여자들은 자상하고 부드러운 남자들을 좋아한다.

우격다짐으로 대시해 봐야 "미친 놈"소리듣기 십상이다.

골프도 마찬가지다.

힘으로만 치면 볼이 도망간다.

그저 힘빼고 우아하게 쳐야 볼이 페어웨이에 안착한다.

이 원칙은 골프의 모든 샷에 공히 적용된다.

언제 어디서나 여자를 부드럽게 감싸줘야 하는 것처럼 골프도 부드러운
터치만이 굿샷을 보장한다.

티잉그라운드에 서서 힘으로 거리를 내려하지 말고 여자를 대하듯
부드럽게 스윙하자.

그러면 볼도 골퍼의 부드러운 터치에 녹아들며 사뿐히 제 거리를 내며
제2의 굿샷을 기다린다.

<>지금 당장의 헌신

여자는 분위기에 약하다.

현재의 포근함이 있어야 여자의 마음은 들뜨게 된다.

골프도 그와 같다.

골프도 과거의 샷은 아무 의미가 없다.

바로 "지금 치는 샷"만이 의미를 가지며 그에 대한 집중적 헌신이
있어야 볼이 원하는 대로 나간다.

과거에 어떤 잘못이 있었더라도 바로 지금 치는 샷에만 최선을 다하면
볼도 과거의 실수를 용서하고 "리커버리 샷"을 만들어 준다.

또 여자가 영원히 자기만의 사랑을 원하는 것 처럼 골프역시
"미칠 정도의 헌신"이 있어야 진전이 이뤄진다.

<>일보전진을 위한 이보후퇴

애인도 바람 날수 있다.

바람난 애인을 쫓아가 무조건 다그치면 애인은 더 멀리 도망간다.

골프역시 다를게 없다.

숲속으로 달아난 볼을 나무를 넘기겠다고 힘껏 때려 버리면 더 깊은
숲속으로 자취를 감춘다.

그럴때는 그저 맘 비우고 옆이나 뒤로 쳐내는게 상책이다.

바람을 피웠음에도 불구, 남자가 의연함을 보이면 여자는 제자리로
돌아오게 마련.

숲속의 볼도 그와같이 다루면 트리플보기가 예방되며 보기로는 막을 수
있다.

그러나 OB가 났을때는 가차없이 옛 연인을 버려야 한다.

OB난 볼은 갈때까지 간 여자로 보면 된다.

그때는 찾지도 말고 깡그리 잊어 버려야 한다.

대신 새 연인에게 옛 여자보다 더 잘해주면 된다.

OB가 나면 화내지 말고 OB이후 다시 치는 볼에 더 부드럽게 집중,
보란듯이 샷을 날리며 달아난 연인에 복수해야 한다.

<>찬스는 찬스

"오직 당신만을"이란 요즘 세상에 드물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연인사이에도 라이벌은 존재한다.

라이벌을 제압하려면 찬스를 살려야 한다.

어쩌다 파온이 됐고 그래서 5m버디기회를 잡았다면 그 절호의 찬스를
자기 것으로 만들어야 라이벌이 제압된다.

당신의 5m퍼팅이 먼저 홀인되면 상대의 2m퍼팅은 들어 갈리가 없다.

거리가 멀어도 먼저 홀인시키는게 임자라는 얘기.

<>여유, 여유, 여유

항상 쫓기는 듯한 남자를 여자가 좋아할리 없다.

여자는 여유있는 남자를 좋아한다.

미스샷을 냈더라도 담담히 미소지을수 있으면 골프볼도 당신의 태연함에
한수 접히고 들어간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신경질적이거나 조급하면 골프볼도 여자와 같이
당신을 믿을수 없는 남자로 보는 것.

지금은 비록 보기플레이어라도 샷할때 만큼은 "나는 프로다"라고
생각하는 여유.

바로 그런 여유와 자신감이 당신을 최후의 승리자로 만든다.

<>결론

"연인"과 같이 골프를 다루며 한번 플레이 해보자.

연인과 같이 "다룬다는 것"은 최소한 골프에 끌려다니지는 않는다는
의미이다.

여자를 정복하는 자, 골프도 정복할수 있다.

< 김흥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