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부터 시작된 중소기업협동조합 정기총회가 28일로 막을 내렸다.

총 1백53개조합중 28일까지 1백50개조합이 총회를 마쳤다.

나머지 3개조합은 임원구성이나 재정문제등의 사정상 3월중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정총의 특징은 민주화 자율화바람을 타고 어느때보다 활발하게 경선이
전개된 점이다.

과거엔 업계중진들이 의견을 모아 이사장을 내정하고 추대형식으로 앉히는
사례가 많았으나 올핸 경선을 벌이는 일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런과정에서 때로는 인신공격과 지연 학연등을 동원한 편가르기등 부작용도
생겼으나 후보의 장단점과 정책방향이 노출되고 활발한 토론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현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이사장 64명중 28일까지 8명의 새 선장이 탄생했다.

나머지는 유임됐다.

신임이사장은 전기조합 이용희, 전자조합 김영수, 기계연합회 김춘길
알루미늄표면처리조합 이인녕, 제빵조합 정두일, 유리조합 윤국현
영화업조합 강대선, 생지조합 신익철이사장등이다.

치열한 선거전을 치룬 곳은 전기 가구 제빵등을 꼽을수 있다.

전기조합은 당초 임도수이사장을 비롯해 6명의 후보가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임씨가 중도에 재출마를 포기, 이용희 이병균 조재홍씨의
3파전으로 압축돼 막판까지 뜨거운 접전을 벌였다.

이들은 단체수의계약물량의 공정분배등을 내걸고 득표전을 전개한 끝에
전기조합전무와 한전간부를 지낸 업계원로인 이용희씨가 4백11표 가운데
과반수인 2백17표를 얻어 낙승했다.

이병균씨는 1백56표 조재홍씨는 36표를 얻는데 그쳤다.

가구연합회는 서울조합의 지지기반을 둔 이재선회장과 인천경기조합이사장
출신의 김근태씨가 서울과 지방의 대결구도를 연출하며 막판까지 경합을
벌였으나 29표를 얻은 이회장이 19표를 얻은 김씨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선거운동과정에서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전개했으나 선거당일엔
페어플레이로 마감해 선거후유증의 우려를 불식시켰다.

제빵조합은 정현도이사장과 정두일상일식품사장 간에 표대결을 벌여 정씨가
현직 이사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제빵조합은 군납을 주로 하는 중소제빵업체들의 단체인데 올들어 군이
빵구입을 경쟁입찰로 전환하자 업체들이 존립기반을 위협받게 됐다며 크게
동요해 선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자조합 골판지포장조합등은 치열한 접전을 벌이다 총회당일 극적으로
표대결을 피하고 추대형식으로 이사장을 뽑았다.

전자조합은 13년동안 조합을 이끌어온 고명철이사장이 고령과 건강등을
이유로 출마를 포기한 가운데 김영수 한국전장사장과 이운용 한우사장간의
첫 경선이 예상됐으나 막판에 이씨가 사퇴하고 김사장의 손을 들어주는
장면을 연출했다.

골판지포장조합은 유현기이사장에 유종우 삼보판지사장이 도전장을 내
후보등록을 마치고 투표에 들어가려는 순간, 유종우씨가 조합집행부가 개혁을
약속할 경우 사퇴할수 있다는 안을 제시했고 이를 유이사장이 받아들여
표대결을 피했다.

한편 이번 정기총회에선 그동안 각 조합이 매달려온 단체수의계약이 수년내
없어질 것으로 보고 공동구매 단체표준마련 외국기업및 단체와의 협력강화
전시사업활성화등 다채로운 사업을 내놓는등 자구책마련에 힘쓰는
모습이었다.

< 김낙훈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3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