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를 갖고 있는 사용자들은 자고 나면 떨어지는 PC 가격때문에 배아파한다.

최신기종이라고 샀던 자신의 PC가 불과 1~2년 사이에 골동품처럼 돼버린
현실에 불평을 털어놓는다.

2~3년전에 2백만원 주고 구입한 386 PC를 이제는 단돈 몇십만원이면 살 수
있다.

계절이 바뀌면 떨어지는 PC의 가격을 보고 조금 더 기다려야지 하며 3~4년
을 버티는 고집스런 소비자들도 있다.

이같은 특성때문에 "PC는 죽기전에 사는 것이 가장 싸다"는 우스갯소리도
생겨났다.

PC의 가격은 그동안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결정돼 왔다.

PC구성품중 가장 많은 원가를 차지하며 PC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를
공급하는 미 인텔사가 그 역할을 해왔다.

전세계적으로 PC는 성능에 따라 일정한 가격대를 유지해 왔다.

상위모델 3천달러, 일반 모델 2천달러라는 공식을 꾸준히 지켜왔다.

인텔의 상위칩과 일반칩의 가격차이가 PC가격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다.

인텔은 2~3년에 한번씩 새로운 CPU를 발표해 왔으며 전세계 PC 제조업체들
은 이를 채용하기에 바빴다.

경쟁업체들이 비슷한 성능의 CPU를 내놓을 때쯤이면 인텔은 가격을
떨어뜨려 시장을 변환시키고 가격 결정력을 지켜왔다.

지난해말 펜티엄칩의 오류문제로 곤혹스러워했던 인텔은 올해에도 어김없이
펜티엄칩의 가격 인하를 발표해 PC 제조업체들과 사용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또 오는 16일 펜티엄칩의 다음 버전인 "P6"을 발표해 첨단과 최고를 찾는
사용자들을 들뜨게 할 작정이다.

머리가 좋은만큼 PC가 빨라지는 것은 아니다.

운영체제와 주변기억장치등 손발이 같이 따라와 줘야만 최적화된 PC성능을
기대할 수 있다.

< 김승환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5년 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