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차관급인사는 우선 세계화내각에대한 실무적 뒷받침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담고있다.

조직개편의 회오리로 이완된 공직사회 분위기를 조기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내부승진이 많았던점이나 월요일아침,긴급히 결행된 인사과정등이 이를
읽게해 준다.

청와대측의 공식 설명도 그렇다.

윤여준대변인은 이번 인사의 요체가 "세계화와 미래를 향한 힘찬도약과
지속적인 개혁 추진에 있다"고 밝혔다.

"유능한 인재의 승진을 통해 정부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고 정책실무관리
능력을 최대한 발휘되도록 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사실 이번 인사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라면 역시 내부승진이 많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22명 대상자중 표세진공정거래위원장등 모두 15명이 현직에서 승진됐다.

부의 명칭이 바뀌어 재임명된 박운서통상산업부차관과 주경식보건복지부
차관은 사실상 유임케이스며 이석채재정경제원차관과 유상열건설교통부
차관역시관련부처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상대적으로 외부인사 발탁이나 정치권인사등의 영입은 최대한 억제한
흔적이드러나고 있다.

김무성청와대사정비서관의 내무차관,송태호교육문화비서관의 총리비서실장,
유광언신문로포럼공동대표의 정무1차관 기용이 예외적일 뿐이다.

지난23일의 개각에서 내부승진보다 외부의 중량급인사가 많이 발탁된
것과는 대조적인 셈이다.

조직개편으로 통합된 부처의 차관을 장관의 출신부처와 서로 달리한점도
의미 있는 대목이다.

이석채재경차관은 홍재형부총리가 원래 재무부출신 이었음에 비해 정통
기획원관료였으며 유상열건교부차관은 오명장관이 교통부장관을 지냈음에
비해 건설부차관 출신이다.

통합부처의 정책 및 조직관리에 상호보완이 이루어지도록 고려한 결과로
해석된다.

내무부와 정무1등 민정계의원들이 장관직을 맡은 부서의 차관에 민주계
출신인사를 보임한 것도 이채롭다.

김용태장관아래 김무성차관을,김윤환장관아래 유광언차관을 각각 임명한
것이다.

경제부처 차관들중 실력과 추진력을 인정받고있는 강봉균 이석채 박운서
씨등은 모두 수평이동 또는 유임됨으로써 중책을 계속 맡게됐다.

강봉균기획원차관이 총리행조실장에 임명된것이나 이석채차관이 초대
재경원차관을 맡은것은 사실상 영전케이스로 볼수있다.

박운서차관 역시 현직 고수이긴하나 그의 능력과 추진력을 높이 산
결과란 것이 중평이다.

지역적으로는 22명의 인사대상중 경북출신이 6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이른바 PK출신은 4명이었다.

이번인사로 정부내 20명의 차관중 12명이 교체됐고 외청장 13명중
4명이 바뀌었다.

차관급 36명중에는 5명이,시도지사 15명중에는 1명이 각각 경질됐다.

< 김기웅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