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사람과 나갈 사람의 명단이 공개되면서 과천관가의 술렁임이 최고조에
달한 모습이다.

이번 주말까지 자리를 옮기라는 지침에 따라 이미 이삿짐을 싸기 시작한
사람도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를 가중시켰다.

변동대상자로 선정된 직원들의 대부분은 체념한듯 받아들이는 모습
이었으나 밤새 전출대상자가 뒤바뀌는 소동도 빚어졌다.

<>.변동대상 인력 선정과 관련, 각 부처가 가장 고심한 대목은 어떻게
기준을 선정하느냐는 문제였다.

이와 관련, 경제기획원은 <>기능이 없어지는 부서 <>재무부와 겹치는
조직 <>신참우선등으로 변동대상자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무부와 업무가 겹치는 비상계획관과 감사관은 공무원 옷을
벗고 금융기관으로 전직케 됐는데 원내에서는 "벌써부터 재무부와의 파워
게임에서 밀리는 징후가 아니냐"는 쑥덕공론이 나오기도.

이런 와중에서도 정재룡 예산총괄심의관은 1급자리인 공정위 상임위원으로
승진을 내정받으며 자리를 옮기게 돼 눈길.

또 그동안 해외연수 파견근무등을 희망했던 일부 신참 과장들은 이번
개편에 따라 "뜻"을 이루게 된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재무부는 4급이상 감축대상자중 재무부본부에 근무하고 있는 국과장이
한사람도 없이 외청등 외부파견자등 소위 인공위성으로 떠돌고 있는
사람들을 홀대, 국세청 전출자들은 친정이 국세청이라는 이유로 "선택"됐다.

상공자원부는 <>없어지는 부서소속 <>본인희망 여부 <>다른 부처로 옮길
경우 승진 전망이 있는 사람등의 순으로 삼았다고 설명.

< 고광철기자 >

<>.상공자원부등 일부 부처의 경우 변동인력을 "소화"할 방안이 마땅치않은
상태여서 당분간 후유증이 지속될 전망.

특히 고참 과장급과 주사(6급)들의 경우 마땅히 마련해 줄 자리가 여의치
않아 상당히 고심하는 눈치.

박운서차관은 이와 관련, 20일 기자들과 만나 "한솥밥 식구를 밖으로
내보내면서 마음 아프지않은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며 "요즘 꿈자리가 영
뒤숭숭하더니 며칠전에는 직원 3명이 교통사고로 죽는 꿈을 꿨다"고 말하는
등 "뒷마무리"가 쉽지 않음을 토로.

상공자원부의 경우 변동대상 과장 17명중 타부처에 옮겨 앉기로 한 8명을
뺀 9명을 자체 처리해야 하는데 이중 2명을 해외연수시키기로 한 외에는
"자리"를 확실히 마련치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럭키금성 쌍용등 민간기업에서의 "수요"가 없지는 않으나 이들이 한사코
"민간기업엔 절대 안가겠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

상공자원부는 이에따라 6명은 포철과 한전등 산하 국영기업의 자회사에
이사 상무등 임원급 자리를 만들어 주는 방안을 강구키로 했으나 남은
한명은 일단 명예퇴직 처리키로 했다고.

역시 옷을 벗게 된 국장1명에 대해선 무협산하 한국무역정보통신 상임감사
자리를 마련.

경제기획원도 민간기업 기피현상은 마찬가지여서 일부를 명예퇴직시키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 이학영기자 >

<>.경제기획원에서 공정거래위원회로 옮긴 사람중 젊은 박사과장들이 3명이
돼 공정위는 과장이상 간부중 3분의 1가량이 박사로 채워지게 됐다.

공정위로 옮기는 3명의 박사과장은 이병주 송하성 주순식과장.

이들은 이번에 신참순기준에 따라 변동대상에 포함됐는데 이미 해외에서
박사학위까지 받고와 해외연수대신 공정위전출이 결정됐다고.

공정위는 지금도 이남기부위원장직무대리(동국대 법학) 김경중상임위원
(동국대 경제학) 정재호경쟁국장(미 텍사스대 경제학) 강대형국제업무1과장
(미 시카고대 경제학)등 이미 서기관급이상 직원중 7명이 박사학위소지자.

여기에 이번에 3명의 신예박사과장이 충원돼 박사만 10명으로 늘어난 셈.

주변에선 젊은 박사들이 이동대상으로 정해지자 공부 열심히한 "벌"을
톡톡히 받는다고 한마디씩 하기도.

< 안상욱기자 >

<>.이번 조직개편으로 자리를 옮기는 부처는 재무부 농림수산부 교통부
노동부등.

이들 부처는 20일부터 짐을 싸기 시작해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이사하는
것으로 계획이 잡혀 있다.

재정경제원으로 통합되는 재무부가 경제기획원이 있는 1동으로 가고 1동에
있는 농림수산부는 재무부가 있는 3동으로 옮긴다.

건설부와 통합되는 교통부는 건설부가 있던 4동으로 옮기는 대신 4동에
있는 노동부를 교통부가 있는 5동으로 이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조직개편후의 과천청사내 부처배치는 <>1동 재정경제원 법무부
<>2동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처 비상기획위원회 <>3동 농림수산부 통상산업부
<>4동 건설교통부 <>5동 환경부 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로 바뀌게 된다.

그러나 조직개편에 따른 후속인사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임기응변식
으로 단계별 추진계획을 마련.

우선 <>1단계로 개각이 이뤄지는 날의 전일까지 포장을 완료한뒤 이사당일
24시간이내에 현직제상태에서 부처간 상호이전을 완료한뒤 <>1단계로
개정직제에 따른 부서배치도에 따라 시설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

따라서 신임장관의 취임식은 당연히 이사간 곳에서 하지만 통합부처의
이임식은 별도로 할수밖에 없어 장소마련이 곤란하다는 지적.

또 칸막이철거및 설치, 전기.전화및 전산실이전등 시설물이설에만 총
12일이나 걸리고 연인원 1천6백10명이나 들것으로 보여 이번 이사가 만만치
않고 상당기간 업무공백이 불가피할 것임을 예고.

정부청사 운영실은 작업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해 4~5개업체와 동시에
수의계약을 체결, 동별로 분담토록 할 계획.

이사과정에서 중요한 서류가 없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포장물품
에는 가는동과 소관 부처.국실및 담당사무관등을 모두 명시하는 "물품표"를
붙이도록 했다.

또 물품표는 부처별로 홍(재무부) 녹(농림수산부) 청(노동부) 황(교통부)의
색상으로 나누어 제작토록 특별 조치.

< 홍찬선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