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3일 대폭적인 제2단계 행정조직개편을 전격 단행한것은 김영삼대통
령이 지난달 17일 시드니에서 밝힌 "세계화장기구상"을 실천에 옮긴 첫작품
이다.

김대통령은 귀국직후 가진 국무회의에서 "행정부를 포함해 이나라 모든 조
직과 기구와 단체가 세계화를 향해 발상을 전환해야하다"고 정부조직개편가
능성을 강력 시사한바있다.

또한 사회각계인사들과 면담후 "세계화를 위한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해 조직개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정부조직의 대수술은 세계무역기구(WTO)출범에따른 세계적인 무한경쟁시대
돌입과 아.태경제협력체(APEC)등이 바탕에 깔고있는 국제협력의 다변화.다양
화추세에 적응하기위한 정부 나름대로의 고육지책이다.

현재의 조직은 지난 60년대 형성된 정부주도개발행정체제의 기본골격을 그
대로 유지하고있어 규제와 통제위주의 행정이 국가발전의 걸림돌이 돼왔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경쟁력이 외국에 비해 낮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
고 문민정부출범이래 각부처자율로 기구와 인원을 재조정해왔다.

그러나 부처이기주의와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으로 더이상의 자율적인 조직개
편이 불가능하다는 판단에따라 이번에 연말 대개편을 단행한것이다.

정부가 이날 건국이래 최대규모로 단행한 조직개편은 주돈식청와대대변인의
말대로 기구의 외형적축소뿐아니라 기능의 재편을 통해 작지만 효율성있고
강력한 정부를 지향하고있다.

또한 규제에서 서비스중심으로 업무를 전환토록 하고있으며 국민의 복지와
개개인의 창의력을 발휘할수있도록 변화됐다.

이번 개편은 세계화의 중심개념인 국가경쟁력강화를 위한 경제부처를 대폭
손질한것과 지방화시대에 맞는 정부기능재조정, 정책조정기능강화등을 특징
으로 하고있다.

이번 개편으로 우선 중앙부처장관 2명, 차관급 3명, 차관보급 4명, 국장급
23개직위가 감축되는 외형적 변화를 가져왔다.

경제기획원가 재무부, 교통부와 건설부가 각각 통합됨에따라 기존의 8개경
제부처가 6개로 줄어들었다.

재정경제원의 신설로 경제정책수립에 있어 국가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을 한부
처에서 종합적으로 다루게됐으며 세출과 세입, 예산과 결산의 통합운영이 가
능해 졌다는 점에서 정부부처중 가장 파워풀한 위상을 정립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부와 교통부를 건설교통부로 한데묶은것은 성수대교붕괴이후 주요경제
현안이 되고있는 물류와 교통문제에 있어 사회적 비용의 최소화로 국민생활
의 안정과 산업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통신부를 체신부중심으로 새로 만들어 상공자원부와 과학기술처,공보처
로 분산돼있는 정보통신관련기능을 흡수통합한 것은 21세기를 대비,"과학입
국"의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상공자원부를 통상산업부로 감축 개편한것은 산업활동에 대한 정부의 간여
를 최소화하고 다기화된 통상관련기능을 통합, 일원화해 대외통상능력을 강
화하기위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이번 개편에서도 결국 외무부외의 기능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아 자주 거론됐던"외교통상부"의 출현은 이번에도 무산
됐다.

이번 개편은 지방화시대를 대비한다는 측면도 있다.
내무부의 지방기획국을 폐지하는등 중앙정부의 지방통제기능을 대폭 축소한
것이 그것이다.

경제와 비경제분야간의 균형된 심의체제구축을 위해 현재 경제기획원차관이
맡고있는 차관회의의장직을 행정조정실장이 맡도록한것은 행정생산성제고를
겨냥한 대목이다.

< 서명림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2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