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이대로 주저앉고 말것인가.

거의 보름동안 주식시장이 전강후약의 맥없는 모습을 지속하자 "올해
증시가 끝났다"는 극단적인 비관론마저 나오고있다.

오는 12월중 종합주가지수가 1,200포인트에 도전하는 강세장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으나 최근 분위기로는 기대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우려하는 것이다.

요즘 장세는 분명한 약세이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8일 1,138을 기록한 이후 줄곧 밀려 23일에는
1,100선으로 되밀렸다.

이기간중 주가가 오른날은 이틀뿐이었고 지수가 오전 시작때보다 높은
수준에서 끝난날은 단 하루에 불과했다.

주가가 쏟아져나오는 매물에 밀려 미끌어진 결과로 주식시장의 힘이
달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증시위축의 원인으로 대부분 한국통신주식입찰을
지목한다.

한국통신주식입찰의 후유증으로 시중자금사정이 어려워지면서 기관들의
움직임을 위축시켰다는 진단이다.

또 외국인들의 지속적인 매도와 중소기업은행의 장외공모등이 겹치면서
수급사정을 더욱 나쁘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특히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단 3일만 제외하고 줄곧 매도우위를 보여
지난 22일까지 순매도규모가 1천9백억원으로 올들어 가장많았던 지난
3월(1천8백41억원)수준을 넘어섰다.

현재의 악화된 수급구조로 볼때 장세가 쉽게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나돌고 있다.

기관투자가나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시장참여나 개인자금의 급격한
증시유입을 기대하기 어렵고 전체장세를 앞장서 이끌어갈만한 재료나
주도주가 떠오를 상황도 아니어서 일부 재료주와 소외종목등을 대상
으로 한 빠른 순환매가 당분간 이어지리란 진단이다.

그러나 "12월 큰장"의 기대감이 완전히 사라진것은 아니다.

외국인투자한도확대등과 어울어져 전통적인 연말장이 올해도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동부증권 박광택부장은 "11월의 부진이 12월의 상승을 준비하기 위한
바닥다지기"라고 해석하면서 12월들어 종합주가지수 1,200포인트에
도전하는 강세장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박부장은 그 근거로 12월장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였고 내년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데다 외국인도 요즘 매도에 치중하고 있지만 12월1일
한도확대가 이뤄지면 적극적으로 사들일 것이란 점을 내세웠다.

상승세를 앞장서 이끌 종목으로는 중간가격대의 우량주와 은행주등을
지목했다.

<정건수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