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는 이유는 당해주식의 미래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주식을 파는 경우도 앞으로 주가가 하락할 것이라는 장래에 대한 불안
이나 어두운 영업전망 등에 주요인으로 작용한다.

이와같이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매한다는 것은 그 주식의 현재가치를
매매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가치를 매매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의 주가는 그 주식에 대한 현재의 평가라기 보다는
미래가치에 대한 평가인 것이다.

따라서 주식이 미래의 가치로 매매되기 때문에 주가는 항상 현재의
상황을 앞서가게 된다.

예를 들면 요즈음 증권시장에서 우량주라기보다는 일반주인 중저가주에
매기가 몰리고 있다.

이는 현재의 영업실적은 경기선도주인 우량주에 훨씬 못 미치지만
경기확장국면진입이라는 후광속에 멀지 않은 장래에 경기선도주보다
더 큰 폭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사업재구축에 나서고 있는 소위 "리스트럭쳐링(restructuring)
기업군"들의 부상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반면에 경기회복과 함께 큰 폭의 주가오름세를 보였던 블루칩군등이
약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은 현재의 영업실적이 부진해서가 아니라
미래의 성장성 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일반투자자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소문단계의 재료에 의해
주가가 오른고 오히려 그 재료가 현실화되면 하락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미래가 "미래 아닌 현실"로 바뀌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외국인투자한도 추가 확대를 앞두고 당초 각광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던
고가우량주군이 막상 한도 확대시점이 다가오자 조정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등 미래에 대한 기대심리가 사라지면서 그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것도 좋은 예가 되고 있다.

이와같이 주가는 미래의 예상되는 가치변화가 현재에 반영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미래의 불확실성은 투자자에게 환상을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공포심을 자아내게 하기도 해 실제가치와 크게 동떨어져 주가가
형성되는 경우가 많다.

어떤 면에서 보면 주가라는 것은 불확실한 미래의 상황을 투자자들이
제각기 나름대로 판단하므로 인해 등락을 거듭하기 때문에 그 시세가
비합리적으로 형성되기도 한다.

따라서 주식의 내재가치 변화예측에 의한 정석투자뿐만 아니라 미래의
불확실성에 현명하게 대처할줄 아는 지혜를 겸비해야 성공적인 주식투자
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 설 수 있을 것이다.

김종신 <대유증권 경제연구실장>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