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대교 붕괴사건의 파장이 다소 가라 앉으면서 건설주의 주가향방에 대한
관심이 일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덤핑수주라는 제살 깎아 먹기경쟁을 벌인 탓에 실적이 저조,
그동안 관심권에 들지 못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공공 공사및 해외수주부문에서 손실폭이 진정되고 있다는 점과
개별재료 보유 종목들의 강세에 힘입어 지난달 초순께는 오름세를 보여
지난달 20일 업종지수는 6백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21일 성수대교가 무너져 내리면서 시공회사인 동아건설의 급락등으로
업종지수도 동반하락했다.

이후 하락양상을 보였으나 지난 3일부터 지속적인 오름세를 나타내 9일
업종지수는 5백94를 기록, 붕괴이전수준까지 접근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트로이카주들의 움직임과 관련, 건설주의 상대적인
소외감을 중시하고 있다.

금융 무역주는 소외감이 작용되면서 서서히 부상하고 있으나 건설주는
성수대교 붕괴로 주저앉았기 때문에 주도주없이 소외주로 순환매를 일으켜
주가를 레벨업 시켜온 시장이 단기적으로 건설주에 관심을 가질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반기 수주 저조에다 대형사고로 하반기 발주분의 상당수가 내년으로
이월된데 따라 올해 발표되는 실적이 흑자지만 내부적으로는 적자인 회사가
상당하다는 한 업종담당자의 지적은 새겨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주가 재편가능성에 대비한 투자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건설업 주가재편 방향을 파악하기에 앞서 건설업종의 특성이 감안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우선 건설업은 아파트및 관급공사, 부동산보유등의 특성을 가져 재무구조의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돌파구를 찾기 쉬워 상장사의 경우 부도가 적다.

외형은 상반기 보다 하반기가 크고 재무구조도 제조업에 비해 취약하지만
독자적인 성격이 있다.

따라서 성장성 사업성을 놓고 종목을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올해 이월된 공사에다 내년부터 SOC 민자유치사업이
본격화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연말께는 건설주가 본격 부각되지 않겠느냐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당연히 관심은 주가의 향배에 쏠리게 된다.

토목비중이 높은 업체는 부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형사고와 관련, 공사금액이 현실화되기는 하겠지만 철저하게 감리가
이뤄질 경우 건설업체의 속성상 높은 마진율을 보이기는 힘들 것이란
점에서다.

해외건설에서 강세인 업체는 정의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덤핑수주가 활발하던 한때 해외부문은 미운 오리새끼였으나 점차 수익성이
보장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모 대형 건설업체의 경우 지난 80년대말부터 지금까지 6천억원 가까운
해외부문 손실을 보전하는등 해외손실폭의 상당액을 이미 보전한 업체가
많아 조만간 해외공사가 회사의 이익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일본이 엔고로 인해 더이상 경쟁이 되지 않는 다는 점도 해외건설의
전망을 밝게 하는 대목이다.

주택건설경기가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와중에 건축규제완화 임대
주택사업 시행등이 시행되면 미분양아파트도 상당폭 해소될 것으로 보여
아파트 건설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은 수익성이 좋아질 전망이다.

만약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다면 주택건설업체들은 실적 호전폭은 훨씬 클
것이다.

민자유치사업의 대부분은 그룹들에 의해 추진되기 때문에 그룹에 속해 있는
대형건설사들이 주목받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건설업은 자금회수에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업체의 성패
여부는 자금싸움에서 결판이 난다는 점도 감안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이 보장되는 재건축 재개발사업이 예이다.

재개발 재건축사업은 가옥주및 세입자의 이주비로 엄청난 자금이 소요
되지만 사업추진상의 많은 걸림돌로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결국 돈싸움이 될수 밖에 없고 따라서 대형사들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건설업체들의 자금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것과 관련, 대형사들외에도 사업
다각화가 된 업체들은 경쟁력이 갖춰진다고 볼수 있다.

현금장사인 백화점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라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정분야가 강해 수주가능성이 높은 곳도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며 건물폭파공법이 강한 경우를 예로 들고 있다.

서울 정도 6백년사업의 일환으로 남산외인아파트가 폭파해체되는 것을
비롯, 도시가 장년화되면서 재건축수요가 늘 경우 이 사업의 수요처 또한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남북 경협에 따른 북한 개발기대감으로 관련업체들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이기는 하겠지만 빠른 시일내에 시장의 테마가
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결국 해외건설 주택분야에 강한 업체, 그룹을 끼고 있는 대형업체, 사업
특화및 업종다각화가 양호한 업체들의 부상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 박기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