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활성화조치가 발표됐지만 증권시장의 화답은 신통치않다.

주가가 과거처럼 폭등하지 않는다.개별종목을 보아도 대표적 대북경협
관련주로 꼽히는 대우가 정부의 대북경협발표설이 돌기시작한 7일 가격
제한폭까지 올랐지만 8일엔 약세로 돌아서고 고합상사는 전장에 상한가를
기록하더니 다시 밀리고 말았다.남북경협의 재료로서의 가치가 실종되는
인상이다.

주가가 오른 신성통상 세계물산 한주통산등 무역주와 현대건설을 제외한
대림산업등 건설주들은 중저가권의 소외된 종목들이 많다는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정부의 발표때문"은 아니라는 것.증권시장에서 남북경협의 의미를 실감치
못한다는 의미이다.

설령 경협의 시장가치를 인정하더라도 주도주가 부각되지 않은 최근의
주식시장 내부적인 패턴상 일시적인 "재료현상"으로 보는듯하다.

이렇게 증권시장의 반응이 확대재생산되지 않는 것은 우선 남북경협이
낡은 재료이기 때문이다.

북한핵문제가 호전되는 기미가 있을때마다 수시로 돌출돼 나온 단골메뉴
라는 것이다.

원칙적인 발표만이 있을뿐 구체화된 알맹이가 든 스케쥴이 없다는 점을
든다.

일부에서는 이같은 반복성때문에 경협관련주를 "단기 무재 장기 호재"로
풀이한다.남북재료를 지속적인 테마로 보기를 거부하는 사람도 있다.

남북경협을 좀더 냉정히 따지는 입장에서는 경협의 실질적인 득실을
가리기도 한다.

우선 당장 투자가 시작될 부문이 신발 섬유 완구등의 생필품이나 경공업
분야가 많은데 이들 산업이 대개 사양산업이라는 것. 손익을 따지는 것이
불확실해 호재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요지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 김주현박사는 "남북경협이 허용되더라도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겨질때까지는 주식시장에 직접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하고 "그러나 건설 무역업종에 대해서는 다소 시차는 두겠지만 호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근성대우증권투자분석부장은 "증시활황세에 힘입어 남북경협관련주가
하나의 테마주로 다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있지만 지수등락을 움직일
만한 힘이 되지는 못할것"이라고 밝혔다.

유부장은 "다만 남북경협관련주들이 현재 주식시장에서 장기간 소외돼
온 중저가주들로 일반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종목들이 많은데다 최근
은행주등 대중주의 부상이 두드러지는 현상으로 보아 주도주로의 부상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