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우의 파리행으로 북한권력 특히 군부의 서열이 어떻게 변화되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77세의 고령 자체도 권력집행에 장애가 되겠지만 중국도 아닌 서방으로
가서 병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되었다면 치료를 마치고 귀국
한다해도 일선복귀가 어려울 것이 분명한 때문이다.

더욱이 오는 지난 86년 만취한채 차를 몰다가 평양시내 전승기념관의
가로등을 들이받는 대형사고를 낸 과거가 있어 그 때부터도 건강에는 일단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북한 관측통들은 보고 있는 형편이다.

김정일은 지극한 정성으로 혁명1세대인 오의 쾌유를 위해 노력을 쏟겠지만
예우차원일 가능성이 높으며 북한권력층 내부 특히 군부의 재편은 이로서
불가피하다는 것이 당국자들의 설명이다.

오는 현재 정치국상무위원, 국방위 제1부위원장, 인민군원수로 부동의
권력서열 2위이나 일선에서 물러날 경우는 군부에도 "김정일의 사람"들로
상당한 물갈이가 될 것이 확실시된다.

현재 북한군 위계는 원수인 김정일과 오외에 차수로 최광 백학림 이을설
최인덕 이두익 김봉률 김광진등 7명이 있으나 오의 대를 이어 정무원
사회안전부장인 백학림과 호위총국장인 이을설이 군 최고지도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오의 파리행과 관련, 권력이양기의 망명설이라는 시각도 있으나
프랑스가 미수교국가 지도급인사들에게도 신병치료에 따른 인도적 차원의
입국을 여러 차례 허가한 과거가 있는만큼 희박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양승현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