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국가경쟁력을 키우기위해서라도 증권시장 개방을 앞당겨야 합니다"

지난9일 개막된 제34차 국제증권거래소연맹총회(FIBV)에 참석차 한국에 온
일본 노무라증권의 사카마키 히데오(59세)사장은 1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시종일관 한국증권시장의 개방을 강조했다.

사카마키사장은 지난 58년 노무라증권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사장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는 "연못이 넓어야 큰고기가 자랄 수 있다"는 비유로 한국증권시장의
개방폭을 넓힘으로써 한국경제수준에 걸맞는 시장규모 뿐만 아니라
국제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의 경우 주가지수선물시장등 자본시장을 별다른 준비없이 열었다가
막대한 국부를 유출당하는 낭패를 보지 않았는가.

"위험때문에 시장을 언제까지나 닫아놓을 순 없다. 실패의 경험을 통해
위험관리기법을 키우는 과정에서 경쟁력도 생길 수 있다.

일본경제의 성장이 매우 더디기 때문에 급성장하고 있는 한국증권시장에
대한 일본투자들의 관심이 매우 크다.

그러나 앞으로 외국인한도가 2% 더 확대되지만 일본투자자의 한국시장
진출은 적을 것으로 본다"

-그 이유는.

"자본이득세가 26.8%에 이르러 투자가 거의 불가능하다. 기관투자가는
국제분산투자차원의 투자를 다소 하겠지만 그나마도 주가버블시대에
안았던 부실채권때문에 별로 투자여력이 없다 일부 일본기관투자자들이
한국에 투자할 경우 해당업종의 일본기업보다 경쟁력이나 성장성이 더
뛰어난 기업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시장내부의 정부규제도 많은 것으로 아는데

"증권거래세등으로 인해 일본시장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는 공동화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주식전체거래액의 20%가량이 런던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본증시
에서 가장 큰 규제로 지적되는 증권거래세를 폐지하기 위해 업계전체가
노력하고 있다. 공동화현상이 5년쯤뒤엔 아시아시장전체로 확산될 것으로
본다"

-노무라증권의 영업전략이 최근 크게 바뀐 것으로 알고 있다.

"종전의 방식은 이종목 주가가 오르니 사라는 식이었다. 그러나 3년전
부터 주가레이팅(등급매기기)제도를 도입했다.

모든 기업분석자료엔 향후 주가가 닛케이지수를 기준으로 10%이상
오르거나 내린다는등의 등급을 매긴다.

또 투자자들에게 반드시 이같은 기업분석자료를 제공하고 투자에 실패할
수도 있으며 투자기간을 단기로 할 것인지 장기로 할 것인지 확인해 그에
맞는 투자전략을 세워준다"

사까마키사장은 투자자와 기업사이에서 철저히 중립을 지키자는 것이
노무라증권의 새로운 신조라고 말했다.

< 정진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