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가 발표된 5일 주식시장은 주가하락으로 응답했다.
정부발표내용이 빈약한 것에 대한 시장의 실망을 보여 준 것이다.

그러나 증권업협회부설 증권경제연구원은 12월1일의 2%포인트, 내년중에
3%로 외국인의 주식취득한도를 나눠 늘린 것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국내
경제상황을 감안할때 무난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일단 정부가 이번 확대발표로 약속을 실행에 옮김으로써 외국인투자자들
에게 개방정책의 선명도를 고조시켰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의사를
대외적으로 확인시켰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증권경제연구원는 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에 관한 보고서를 통해 남은
관심사항인 내년의 확대시기도 통화량 환율 국제수지 주가등에 미치는
영향등을 감안해 가능한 연말에 가깝도록 늦출 것을 건의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포철과 한전이 제외된 상태에서 올해 2%지분한도
확대에 따라 유입이 예상되는 외국자본은 10억~15억달러로 추산된다.

이중 2억달러정도는 유상증자나 신규상장에 따른 자연증가분이고
8억~13억달러는 순수하게 한도확대에 따른 유입규모다.

내년에는 하반기이후의 3%추가확대를 가정할때 40억~60억달러의 외국
돈이 들어 올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총5%의 외국인주식투자한도확대는 50억~70억달러에 달하는
외국인자본을 국내증시에 끌어들일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내년의 3%추가확대가 4.4분기에 실행될 경우 내년에 들어올
외국자본은 크게 즐어 20억~30억달러로 예상돼 5%의 전체한도확대에
따른 유입규모는 30억~40억달러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증권경제연구원는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주식취득이 10%한도내에서
허용된 92년1월부터 지난7월까지 2년7개월간 유입된 외국자본이 국내
주가를 끌어 올리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연구소가 외국자본유입의 국내통화 환율및 주가에 미친 영향을
시계열분석한 것에 따르면 국내주가상승이 외국자본의 유입을 초래
했다기보다는 외국자본이 국내주가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외국자본의 유입은 국내증시가 다른 개도국증시에 비해
저평가돼 있는 것이 주요한 유인책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계속적인 한도확대로 국내증시가 완전개방된다해도 외국인의 지분취득
비율은 15~20%대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어느정도 수익률이 확보되면 외국인투자가 정체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주식투자가 완전자유화됐지만 외국인지분은 외국인투자붐
이라 불리던 지난79년말에서 80년초까지 12.9%를 정 으로 현재는 5.6%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 한 예다.

역시 증시가 완전개방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등 동남아증시에서도
외국인투자규모는 전체싯가총액의 20%를 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처음 외국인의 주식취득이 허용됐을 때는 외국자본이 서서히
유입됐던 것과는 달리 추가로 한도를 확대했을 때는 대기중인 대규모
자금이 일시에 몰려들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에따라 외국인주식투자한도를 일시적으로 확대하기보다는 단계적확대
가 국내거시경제정책상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지난 2년7개월간 국내증시에 유입된 외국자본은 국내통화량이나 환율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추가한도확대에 따른 급격한 외국자본의 유입은 본격적인 회복기
에 접어들고 있는 국제경제여건상 해오부문통화팽창과 맞물려 국내통화의
증발효과를 초래할 것이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연말물가상승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특성을 감안할 때
급격한 외국인투자한도확대는 물가를 통제불가능하게 만들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환율변동은 증시개방이전부더 다소 확대되기는 했으나 미미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갑작스런 한도확대는 원화의 평가절상폭을 크게 확대할 수도
있어 국제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장기적인 침체에서 벗어나고
있는 경기회복세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됐다.

이번 한도확대로 몰려올 외국돈이 통화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극소화
하기 위해서는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만 매달리지 말고 적극적인 해외투자
활성화를 통해 자본의 해외유출을 유도하는등의 적극적인 개방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도 지적됐다.

포철이나 한전의 외국인투자한도를 종전수준(8%)에서 묶은 것과 관련,
증권경제연구소는 세가지로 그이유를 풀이했다.

첫째는 포철과 한전의 싯가총액이 전체의 약20%(28조원)에 달해 외국인
지분한도를 2%포인트 추가했을 경우 종합주가지수를 30~40포인트 올려놓는
결과를 초래, 시장상황을 왜곡시킬 가능성이 지적됐다.

두째는 2%포인트확대의 경우 두종목만으로도 6억달러로 추산되는 대규모
자본유입이 예상돼 거시경제변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됐다.

세째는 포절과 한전이 전체6억달러수준의 해외주식예탁증서(DR)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로 해외에서 장기적이고 값싼 자금을 조달할수 있어
국내증시에서 외국인투자수요에 의존할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다.

< 이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7일자).